“새로운 시작은 그것이 무엇이든 가슴을 뛰게 한다”

새로운 환경에서 나를 소개할 때, 새로운 일을 하기 위해 첫 만남이 이루어질 때, 그동안 익숙했던 것을 뒤로하고 새로 준비한 것을 선 보여야 할 때, 우리 가슴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쿵쾅거린다. 온 신경이 주어진 상황에 몰입하게 되고,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기억하지 못할 때도 있다. 새로운 시작이 나에게 주는 일종의 선물이다. 그것이 더 나은 내일의 희망을 연다면 더없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겠지만, 절망적 내일이 예고된 것이라면, 기억하고 싶지 않은 흔적으로 남는다.

가슴 뛰는 노후를 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누군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묻는 다면 어떤 대답을 해야 할까? 정말 하고 싶었지만 주어진 환경에 매몰되면서 가슴에 묻어버린 것을 다시 꺼내볼 필요가 있다. 가슴 뛰는 삶의 공통점은 <정말 하고 싶다는 간절함>이 묻어나는 것들이다. 그 간절함이 현실로 다가오기 시작하면, 몸이 먼저 알고 심장 박동수를 증가시킨다. 독자의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부족하지만 필자의 경험을 예문 삼아 보기로 하자.

내 이름의 책을 갖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협조적 상황이 아니다. 글 쓰기는 배운 적도 없다. 기껏해야 국민학교 시절 일기와 백일장 글 쓰기, 고교시절 연애편지가 경험의 전부라고 한다면 내 책을 갖겠다는 생각이 얼마나 허황된 생각인지 싶게 가늠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 쓰기에 대한 열망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내 이름의 책을 쓸 수 있을까?

고민 끝에 결정한 주제는 “보험”이었다. 가장 친숙한 주제이면서 가장 많은 경험 값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생각이 정리되자 글 감이 떠 오르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음이 요구하는 대로 시작한 글 쓰기는 결국 사내 출간 두 권과 사외 출간 두 권으로 이어졌다. 글 쓰는 방법도 모르면서 시작했지만 회사의 도움으로 세상에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선한 의도가 있는 행위는 반드시 들켜야 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이 맞나 보다. 습관처럼 일정 분량의 글 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난데없이 사내 도서로 출간한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글 쓴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동료의 입 소문 때문이었다. 보험 상담과 연관된 글이라서 그런지, 회사는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내렸고, 결국은 지원을 받으면서 내 이름의 책을 가질 수 있었다. 그때 느낀 것이 있다. “선한 의도가 있는 행위는 반드시 들켜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 경험은 훗날 목표를 구체화하는데 소중한 영감을 제공했고, 이후 강연에서 자주 인용하는 소재로 남았다.

어떤 일이 되었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땐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난 4년간, 좌충우돌하면서 글을 썼지만 그 시간만큼은 늘 즐겁고 행복했다. 그래서일까, 생각지도 못한 기회의 손이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것은 우리나라 최고의 양대 경제지에 칼럼을 연재하는 일이다. 지금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글을 쓰면서, 퇴직 후 <글 쓰면서 여행하는 산업 강사>의 꿈을 구체화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처럼 나를 가슴 뛰게 만드는 일은 50세가 넘어서 발견되었다. 뒤늦게 발견된 WANT(글쓰기)라서 그럴까? 글을 쓸 땐 늘 가슴이 뛴다. 독자들에게 또 하나의 이야기를 공유할 수 있다는 설렘이 나를 미소 짓게 한다. 좋아서 쓰는 글이고, 목적이 분명해서 즐겁다. 가슴 뛰는 삶을 원한다면 정말 좋아하는 일, 간절함이 묻어나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독자의 뇌를 미소 짓게 하는 그것이 무엇인지 탐색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 사색의 시간들은 “더 나은 삶”, “가슴 뛰는 노년의 삶”, “나를 주인공으로 인식하며 나이 드는 경험”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다. 그래야 그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다.

가슴 뛰게 하는 것을 알아채는 것은 강을 건너는데 필요한 작은 징검다리 돌 하나를 놓은 것에 불과하다. 또 하나의 돌을 놓으려면 힘들어도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가는 방향이 옳다고 확신한다면, 그때부터는 강을 다 건너기까지 돌 놓기를 멈추지 않는 지속성이 요구된다.

[이종범 금융노년전문가(RF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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