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재 방송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록은 가능하다. 나이가 들어도 언제든 꺼내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하면서 살았는지 돌이켜 볼 수 있다. 사진으로 남겨진 인생 단면은 시대별 추억의 한 페이지를 복기하지만, 글로 남겨진 인생은 그 시절 나의 생각과 고민들을 생생하게 복기할 수 있다.

나만의 인생 서재가 필요하다.

나이 들수록 생각이 많아진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도 늘어난다. 앞 만 보고 달렸던 지난날 삶의 변곡점들을 기록하고 싶은 충동도 일어난다. 혹시라도 그런 생각이 든다면 주저하지 말고 글쓰기를 시작할 때다. 특히 50+의 삶을 살고 있다면 더 늦기 전에 글쓰기를 시작해야 한다. 글을 통해 삶의 순간을 정리하다 보면 자신을 위하는 마음이 증가하고, 자기 만족감도 증대된다. 그런 의미에서 글쓰기를 해야 하는 몇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보자.

첫 번째는 “내 안의 나와 만나는 자기 탐색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현재의 나는 누구인지, 어떤 삶을 거쳐 왔는지, 또 내일은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는 시간으로 글쓰기 만한 것이 없다. 글은 삶을 대하는 철학적 사고를 가능케 할 뿐 아니라, 정돈되지 않은 생각을 정리하는 특별한 힘이 있다.

지나온 경험을 생각 속에 묻어두지 마라. 세상에 단 하나뿐인 당신의 경험은 특별하다. 글을 통해 존재 이유를 세상에 알리는 수순을 밟아보라. 인생을 정리하는 특별한 가치를 경험할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사회적 연결성” 때문이다.

나이 들수록 행동도, 생각도 점차 고립되는 수순과 익숙해진다. 삶의 고립이 심해지면 가슴 아픈 극단적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글은 또 다른 사람에게 나의 생각을 알리고 교감하는 특별한 도구다. 누군가 내 글을 읽고 감동받을 수 있다. 독자의 삶에 긍정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오랫동안 경험했던 인생의 경륜과 지혜를 나누는 시간만큼 소중한 시간이 또 있을까? 일부러라도 글쓰기 모임을 찾아다녀야 한다고 강권하고 싶다. 모임에 참가하는 것이 버겁다면, 블로그, 카페,… 등 나만의 생각을 담을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오늘 당장 블로그나 카페를 개설하고 글을 올려라. 완성도 있는 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글 쓰기를 시작했다는 것을 자신이 인정하고 지속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블로그, 카페 개설이 어렵다면 자녀에게 도움을 요청하라. 마음이 원하면 해결 방법은 널려있다.

세 번째는 “행복감은 높아지고,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효과” 때문이다.

마음속 울분은, 입 밖으로 토해내면 사라진다. 글 쓰는 사람들은 글을 통해 울분을 쏟아낸다. 글을 쓰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이 안정되고, 고른 호흡으로 숨 쉴 수 있게 된다. 글이 완성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는 없어지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마음이 안정되지 못하면 순간의 행복을 잡지 못하고 놓치기 십상이다.

긴 호흡으로 글쓰기를 지속하다 보면 자신의 생각이 충분히 반영된 자기 인생을 살 수 있다. 스스로 주인공이 되는 삶 보다 더한 행복이 있을까? 글쓰기는 노년으로 이어지는 당신의 인생을 확실한 주인공으로 만드는 기회를 제공한다.

무언가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제2의 나이(26~50세)!

삶에 치여 발견하지 못했던 것을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최적의 나이가 바로 제3의 나이(51~75세)다. 사물을 접하는 인식, 미래를 바라보는 혜안도 깊이가 엿 보이는 나이다. 이제부터 연재되는 <행복한 노년을 위한 금빛 설계>의 첫 시도로 글쓰기를 제안한다. 후회하지 않는 선택이 될 것이다.

[이종범 금융노년전문가(RF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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