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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노인 단기 알바생에 목매는 일자리 대책
기사입력 2019.10.07 11:14:33
잠시 시계추를 2017년 5월로 돌려보자. 문재인 대통령 취임 당시 ‘제1호 업무지시’를 기억하시는지. 바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설치 명령이었다. 청와대에 일자리수석을 만들고 거대한 일자리 상황판을 설치했다. 대통령은 “매일 점검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결과는 초라했다. 2018년 정부는 일자리 증가 목표를 32만명으로 잡았으나 정작 9만7000명에 그쳤다. 주 36시간 이상 상근 취업자가 72만명 줄었다. 그나마 36시간 이하 단기 일자리가 늘어나 ‘플러스(+)’를 기록했다.

올해는 8월 기준 36시간 이상 취업자가 2년 전 대비 118만명 날아갔다. 대신 단기 취업자가 155만명 늘어 정부 체면을 살려줬다. 그런데 단기 일자리도 뜯어보면 별것이 아니다. 올해 8월 기준 늘어난 취업자 45만명 가운데 87% 가까운 39만여명이 만 60세 이상 고령자 일자리에서 나왔다. 특히 52%는 만 65세 이상 취업자다. 정부가 세금으로 하루 2~3시간 일하고 월 27만원 정도 받는 노인 일자리를 61만개 만든 덕분에 취업자가 늘어났다. 농촌 비닐 걷기, 풀 뽑기, 전등 끄기, 거리 청소 등 양질의 일자리와는 거리가 멀다.

정부에서는 고령화 사회라 자연스럽게 노인 일자리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강변한다. 이는 현장 분위기와 다른 얘기다. 담당 공무원은 인사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까 두려워 “그만두겠다”는 노인을 붙잡고 “일을 계속 맡아달라”고 하소연한다. 또한 고용 숫자를 늘리기 위해 한 사람이 한두 시간만 일하면 될 청소 업무에 10명 이상 배치한다. 이들이 실제로 일하는 시간은 몇 분 정도지만 몇 시간을 적어 내도 신경 쓰지 않는다. 공무원 최대 관심사는 그저 노인이 일을 때려치지 않도록 달래고 비위를 맞추는 일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우리 경제가 어려움 속에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했다. 1호 업무의 위중함을 담은 일자리 정책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지, 정부는 묻고 묻고 또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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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순영 기자 msy@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28호 (2019.10.09~2019.10.1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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