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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Letter] 눌러댈수록 커지는 압력과 무질서
기사입력 2019.09.30 10: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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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매경이코노미 주요 기사는 ‘부동산 규제의 역설’과 ‘시끄러운 계속고용제’입니다. 얼핏 전혀 다른 이야기 같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부가 억지로 억지로 정책을 만들고 그 정책이 제대로 먹혀들기는커녕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합니다.

사실 둘 다 논란이 많은 규제입니다.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며 손에는 족쇄를, 발에도 발찌를 채웠습니다. 결과는 제자리도 아닌, 부동산 가격 폭등입니다. 생산가능인구를 확보하고 고령자 소득 크레바스(직장에서 은퇴해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소득이 없는 기간)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하겠다는 계속고용제 역시 고용을 오히려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마침 9월 26일 한국노동연구원이 개원 31주년 기념 ‘고령 시대, 적합한 고용 시스템의 모색’이라는 제목의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새겨볼 만한 내용이 많아 몇 가지 옮겨봅니다.

기조발표는 ‘인구 변화와 노동시장의 미래 : 전망과 과제’라는 내용으로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했습니다. 정부는 줄어드는 생산가능인구를 확보하기 위해 계속고용제를 논의한다지만, 이 교수는 “단기적으로 급한 명제가 아니다”라고 얘기합니다.

“인구 변화의 시간적 특성과 현재의 노동시장 여건(청년고용 문제)을 고려할 때 고령노동 문제에 접근하는 정책(예컨대 정년연장)은 중장기적인 과제라고 판단한다. 당장 눈앞에 닥칠 사태는 청년 인력의 급격한 감소다. 고령층은 청년 인력을 대체하기 힘들다. 이 같은 불균형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가 더 시급하다.”

이어 ‘고령시대의 고용 문제와 새로운 고용 시스템’이란 제목으로 주제발표를 한 남재량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실증분석 결과 정년연장법 시행이 고용에 미치는 효과는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년연장은 고령화에 대한 만능처방이 아니다”라고 단언했습니다.

“정년연장은 고용을 오히려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정년제를 폐지하자는 주장도 나오는데 이 또한 종신고용이 아닌 조기퇴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주요국이 정년연령을 연장한 사례가 다수 있기는 하다. 그러나 한국이 처한 상황은 이들 국가와는 매우 상이하다. 결과적으로 정년연장 수혜자는 공공부문과 노조가 있는 기업 직원 등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조기퇴직 위험에 처할 근로자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근로자일 것이다. 청년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엄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눌러댈수록 내부의 압력은 계속 높아져 결국 터지고, 터지면 무질서도가 급격하게 높아진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내용입니다. 정부만 모르는 건 아닌지, 그게 걱정입니다.

[김소연 부장 sky6592@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27호 (2019.10.02~2019.10.0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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