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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범의 제3의 나이] 자식을 사랑하는 아비의 부탁
기사입력 2019.08.30 14:32:11 | 최종수정 2019.08.30 17:17:06
“아이들한테 헝그리 정신을 가르쳐주지 못한 것, 저축이나 가계부 쓰기를 훈련시키지 못한 게 제일 후회가 돼요?”

한혜경 교수의 『남자가 은퇴할 때 후회하는 스물다섯 가지』에 소개된 것으로, 어느 경제 연구소에 근무하는 아비(54세)의 심정을 인터뷰한 글이다. 베이비부머 들은 경제적 설움을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자녀를 양육한 세대다. 그렇다 보니 자녀 양육 과정에서, 자녀 스스로 결핍을 경험하고 극복하는 DNA인자를, 부모가 나서서 손상시킨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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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픽사베이



변변한 일자리가 부족한 탓인지 결혼을 포기하는 젊은이가 늘고 있다. 결혼은 했지만 출산을 포기한다고 선언하는 신혼도 적지 않은 현실이다.

일의 특성상 젊은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많은 편이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경험”이라는 말을 자주 접하게 된다. 경험은 성장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자산이다. 자신이 해 보고 싶은 것들을 다양하게 접한다는 측면에서 환영받을 일이다. 하지만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추구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경험이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돈은 필요한데 취업은 안 되고, 독립할 나이가 되었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꾸리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경험이라는 말로 현실을 포장하는 젊은이가 적지 않다.

꼰대 같은 생각인지 모르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이든 목표 인식이 결여된 선택이 아니길 기대한다. 자신의 인생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잘 짜인 각본처럼 서너 개의 아르바이트를 소화하는 젊은이가 있다. 이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경험은 아니다. 체력적으로 쉽지 않은 일을 하면서도 자신의 인생이 어디로 향하는지, 무엇을 위한 선택인지 인식한 젊은이에겐 더 많은 기회가 열릴 수밖에 없다.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이다. 그렇다고 젊은이들의 꿈을 맘껏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도 미비하다. 취업 문은 좁은데, 지원자는 많고, 그 문을 통과하지 못한 취준생들이 저임금, 비 정규직으로 내몰리는 현실이 불만이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돈을 버는 것이라고 항변해도 할 말은 없다. 하지만 있어 보이는 일자리만 선호하는 취업 인식도 수정되어야 한다.

“지금 3,40대는 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앞으로는 적은 돈이라도 오래 버는 게 중요해요. 어떻게 하면 오래 일하면서 오래 벌 수 있을까를 궁리해야겠죠. 그러려면 한 우물만 팔 게 아니라 이 일 저 일 옮겨가며 여러 우물을 파야 해요” 『남자가 은퇴할 때… 中에서』

조직의 힘에 기대어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시대는 지났다. 자신의 인적 자산으로 승부하는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지금은 상품경제에서, 공유경제, 구독 경제로 옮겨지는 과정에 있다. 핵심은 소비자의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키느냐에 달려있다. 개인의 관점에서 1인 방송이 한 예다. 유튜브로 대변되는 이런 현상은 남녀노소를 불문한다. 성공사례가 많다 보니 고액 유튜버를 상대로 세무조사를 진행할 만큼, 스타 유튜버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는 일상이 곧 돈이 되는 새로운 직업관을 구체화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학벌과 연계된 인맥도, 외모를 따지는 일반적 인식도 성공으로 가는 핵심 요소라고 할 순 없다. 오히려 일상에서 접하는 사물이나 대상을 표현하는 개인의 “촉”이 더 중요하다. 그렇다면 자신의 인적 자산을 발견하고 차별된 어필 능력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도전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유튜브는 구독 경제를 이끄는 선도자인 셈이다.

“앞이 잘 안 보이면, 멀리 봐야 한다”

가수 김도향 씨가 했던 말이다. 강 줄기가 어디를 향하는지, 산새가 어떤 형상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가까이 다가서기보다는 오히려 멀리 떨어지거나 높은 곳에서 보아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현재에 함몰되어 있으면 인생의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인생을 앞서 경험한 선배들의 이야기는 지혜를 얻는 보고(寶庫)인 셈이다.

“우리 세대는 어른들과 다르다”

젊은이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물론 그렇다. 아비보다 앞서간 선배들도 그런 말을 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누구도 늙음을 피하지 못한 다는 사실이다. 젊음은 늙음으로 향하는 한 과정일 뿐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추구하는 인생 방향을 점검하는 “바라봄”이 필요하다. 속도보다 방향이라는 말이 있다. 지금 하는 일이 무엇이든 상관없다. 하지만 그 일이(?) 인생 여정에 필요한 경험인지 점검할 필요는 있다. 자식을 사랑하는 아비의 부탁으로 이해했으면 좋겠다.

[이종범 금융노년전문가(RF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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