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senior

Home > 뉴스 > 생애설계 칼럼
프린트 이메일 전송 모바일 전송 리스트
[매경춘추] 내 건강통장의 잔액
기사입력 2019.07.09 00:01:05 | 최종수정 2019.07.09 17:54:02
본문 0번째 이미지
지금 당신의 `건강통장`에는 잔액이 얼마인가? `건강통장`이라는 재미난 상상을 해보자. 자신의 건강통장에 `건강`이라는 돈이 일정액 들어 있다고 가정하는 것이다. 온종일 환자들을 만나고 난 후 나는 가끔 `건강통장`의 예치금을 상상하곤 한다. `이 사람들의 건강통장에는 얼마의 잔액이 있을까?` 하고 말이다. 마지막에는 내 건강통장도 생각해본다.

자신이 매일 무엇을 먹고 호흡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건강통장에 있는 `건강`이라는 예치금은 줄기도 늘기도 한다. 만일 아침에 에너지가 떨어져 일어나기 힘들거나 염증, 두통, 소화장애, 피로와 같은 만성적인 문제에 끊임없이 시달린다면 건강통장의 예치금을 초과 인출하는 셈이 된다. 이처럼 `건강 예치금`을 초과 인출하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질병에 쉽게 걸린다.

반면에 꾸준히 적당한 운동을 하고,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고, 금해야 할 음식과 흡연 등 나쁜 생활습관을 버리고, 좋은 생각과 취미 등으로 밝은 에너지를 유지한다면 건강통장의 예치금은 조금씩 쌓여갈 것이다. 결국 노년기 건강통장의 예치금은 두둑해진다.

대다수 사람이 실제로 자신이 갖고 있는 돈의 절반 이상을 의료 서비스에 쓰는 때를 바로 `생애 마지막 시기`라고 한다. 이 시기에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은 `질병예방`이나 `건강관리`가 아닌 생명을 연장하기 위한 `질병관리`의 차원일 뿐이다.

보통 우리가 사는 동안 의료기술의 효과를 누리는 시점은 질병에 걸리고 난 이후다. 이때 의사의 임무는 환자를 아주 건강한 상태는 아니더라도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되돌리는 데 있다. 생애 마지막 시기에 받는 의료 서비스는 질병을 관리하는 수준이다.

우리는 중년 이후부터 한두 가지씩 질병에 대한 걱정을 갖고 산다. 이 시기에 받는 의료 서비스는 `질병예방` 또는 `건강관리`의 차원이다. 사실 어느 정도 건강에 대한 염려를 갖는 것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우리는 생명을 위협받지 않는 가벼운 질병 상태로 살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할 때 좀 더 질병의 예방과 대처에 유능해질 수 있다. 아마 누구도 생애 마지막 시기에 생명 연장을 위해 막대한 돈을 쓰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질병에 걸리고 나서 뒤늦게 병을 다스리는 것보다 질병 예방이나 건강관리 차원에서 의료 서비스를 받는 것이 훨씬 더 낫기 때문이다.

건강한 신체와 삶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사람일수록 의료 서비스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오더라도 치료 효과가 좋을 수밖에 없다.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건강통장`을 잘 관리할 필요가 있다.

[고용곤 연세사랑병원 병원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