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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함의 가치
기사입력 2019.06.24 17:33:04 | 최종수정 2019.06.24 20:13:23
“일이란 무엇일까?”

특정한 사람들만 고민하는 화두일 순 없다. 금융업에 종사해서 그런지 암웨이를 이끌었던 딕 디보스 회장의 말이 와 닿는다

“일이란 매일 먹을 빵을 버는 것만이 아니라 매일을 의미 있게 사는 방법이며, 현금만이 아니라 인정을 받기 위한 것이며, 지겨움이 아니라 놀라움을 위한 것이며,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죽음이 아니라, 일종의 삶을 위한 것이다”

“왜 일하는가?”

다수는 "돈 벌려고" 일 한다고 말한다. 일의 대가로 돈이 주어지는 만큼 그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돈 버는 것 외에 또 다른 이유는 없느냐고 재차 물으면, "먹고 살려고" 일 한다는 답변이 돌아온다. 그 역시 타당한 답변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한 번의 질문을 더 던진다.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돈을 버는 것 말고, 또 다른 이유는 없나요?

"그거야 뭐......"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일하는가?"

日本의 세계적 기업 <교세라>의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 던진 질문이다. 그는 자신의 질문에 대해 이런 대답을 내놓았다.

"궁금하다면 이것만은 명심해주기 바란다. 지금 당신이 일하는 것은 스스로를 단련하고, 마음을 갈고닦으며, 삶의 가치를 발견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행위라는 것을"

이나모리 회장의 깊은 뜻을 헤아릴 순 없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말할 수 있다. 일은 삶의 가치를 발견하는데 더없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일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가 있다.

퇴직이 얼마 남지 않아서일까? 있을 땐 귀한 줄 몰랐는데 없으니까 귀한 것을 알겠다는 인생 선배들의 마음이 조금은 이해가 간다. 막상 조직에서 물러나야 하는 날이 다가오는 것을 느끼는 요즘, 일 할 수 있는 기쁨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를 갖고 있는지 새삼스럽기 때문이다.

소속을 나타내는 증표들 중엔 ‘배지’, ‘명함’, 그리고 ‘사원증’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너무나 익숙해서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는데, 막상 퇴직이 코 앞이라 그런지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배지는 "나는 00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입니다" 하는 대외 홍보적 개념이 포함된 상징물이다. 사원증의 용도는 지극히 제한적이지만 회사를 출입할 때 경비원의 저지를 받지 않는 권한이 부여되어 있다. 명함은 업무적 관점에서 타인에게 현재의 나를 알리는 공식 도구로 쓰인다. 평소 같으면 관심도 두지 않았을 것들이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있을 때는 없을 때의 마음을 잘 모른다. 하지만 사용할 수 있는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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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픽사베이



이런 질문을 하고 싶다. 위에 언급한 세 가지 상징물을 회사에 반납하고 나면, 나를 누구라고 표현해야 할까? 흘러간 과거의 흔적은 오늘의 나를 대신하지 않는다. 과거는 그냥 과거일 뿐이다. 오늘도 나를 대변하는 3종 세트를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사용하고 있다면, 한 번쯤 그 의미를 되새겨 보자.

은퇴는 선택이라고 말하지만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니다. 은퇴 후 자신을 어필하는 도구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세상을 대하는 자신감의 크기와 비례할지도 모른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야 할 곳이 있고, 해야 할 일이 있다면 행복이다. 찾아주는 이도 없고, 할 수 있는 것도 없는 노년을 행복한 인생이라고 할 순 없다. 그렇다면 은퇴 후의 나를 상상해 볼 필요가 있다.

- 은퇴 후 나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을까?

- 그 일은 어떤 가치를 가진 일일까?

- 일과 여가의 균형을 이루는 일일까?

[이종범 금융노년전문가(RF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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