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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들킴’이 기회를 만든다!
기사입력 2019.05.30 16:09:02 | 최종수정 2019.05.30 16:16:32
나이 듦에 함몰되지 않고 더불어 사는 삶을 수용할 할 수 있어야 은퇴 후 우울함을 벗겨낼 수 있다. 나이 듦은 연륜과 통한다. 연륜이란 본래 나이테를 뜻하는 것으로 오래되었음을 뜻하는 징표라고 할 수 있다. 나이 듦의 이면에는 세상을 두루 경험하면서 배우고 익힌 것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죽하면 나이 든 사람을 가리켜 경험 박물관이라고 했을까? 이는 젊은이들과 비교되는 특별함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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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픽사베이



제3의 나이(51세~75세)가 되면 특별히 조심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갇히지 않는 것이다. 제2의 나이 때처럼(26세~50세) 가족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희생해야 했던 과정은 지났다. 이제는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집중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만큼, 조급함보다는 심리적 여유가 묻어나는 삶을 계획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재 정립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퇴직 전, 부하 직원이나 나이 어린 친구에게 지시하거나 하대했던 습관을 버리지 않고, 은퇴 후에도 같은 방식을 고수한다면 보이지 않는 거리감만 조성될 뿐이다. 직급이 인정되는 직장에서는 통했지만, 퇴직 후 직급이 없는 상황에서 자존심의 벽을 세운다면 스스로 갇히는 실수를 범하게 된다.

카피라이터 <정철>이 지은 “내 머리 사용법”에 참고할 만한 문장이 있다

“<나>가 모이면 우리가 되는 게 아니라, <나>를 버려야 우리가 된다”

역설적 표현이긴 하지만, 나이 들수록 진정한 우리를 이루려면, 나를 살리기보다 버리는, 이타적 자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능력은 굳이 자랑하지 않아도 겪어보면 자연히 드러난다. 하지만 자신을 드러내기 위해 무리하다 보면, 조직이나 단체에서 자기만의 성에 갇혀 사람들로부터 외면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 상황에서는 능력 펼침의 기회도 사라진다. 이는 어떻게 들킬 것인가와 그 맥이 닿아있다.

유명 강사의 특강을 듣고, 또 강사들 간 친목을 다지는 모임이 있다. 강사 업계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모임이기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런데 쉬는 시간이 되면 누구라고 할 것도 없이 자신들의 명함을 들고 사방팔방 인사하느라 바쁘다. 그런데 유독 눈에 들어오는 강사가 있었다. 명함을 나누는 것은 좋았는데, 자신이 무슨 책을 썼고, 어떤 강의를 하며, 교육생들의 반응은 물론 교육 담당자들이 자신을 왜 좋아하는지…… 10분 휴식은 그렇게 강사의 자랑을 듣는 것으로 끝이 났다.

모임을 끝내고 돌아오는 내내 잊히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알게 될 것을, 일면식도 없는 내게 무리하다 싶을 만큼 들이 내는 모습을 보면서, 여유보다는 초조함이 프로 강사이기보다는 아마추어 강사 같은 느낌이 지워지지 않았다.

자연스러움이 인위적으로 조장된 것보다 우선하듯, 능력을 들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나이가 많으니까, 경험이 많아서, 전 직장에서 직급이 높았으니까, 연장 선상에서 은연중이라도 기준 이상 대접받고 싶다는 생각은 지워야 한다. 과거의 이력이 현실의 나를 대변하진 않는다. 그러므로 과거에 기대어 현실을 포장하는 시도는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보이지 않는 거리감만 조장될 뿐이다

더불어 사는 삶의 핵심은 주는 것이 먼저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받겠다는 생각이 앞서면, 보이지 않는 파열음이 생기면서 불편한 상황을 만든다. 능력도 마찬가지다.

“그분이 그런 분이었어, 몰랐네, 그런데도 저렇게 겸손하다니”

주변에서 이런 평가가 나오기 시작하면,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는 늘어나고, 더 가치 있는 삶을 추구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주인공을 원한다. 스스로 주인공이 되려고 애쓰는 모습과, 타인의 자발적 지지에 힘 입어 주인공이 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나이 들수록 고집, 아집은 물론 삐치는 일도 잦아진다. 함께 하는 사람들의 지지와 성원에 힘입은 활동은 재미있고 즐겁지만, 시기와 견제 속에서 이어지는 활동은 그 수명이 짧아서 구성원들과 호흡하지 못하고 다른 곳을 기웃거리게 만들 뿐이다.

[이종범 금융노년전문가(RF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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