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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Insight] 고령화의 진정한 의미는 빠른 은퇴 아닌 평생학습
4차 산업혁명 본격화되면
로봇이 단순 노동 처리하고
인간은 고난도 일에 몰두

현재 직업 절반 이상 사라지고
학생때 배운 것 어른되면 무용
평생학습체계 구축 노력 필요

기술 진보에 뒤처지지 않도록
학교 졸업해도 공부 계속하고
평생 하고 싶은 일 찾는 노력을
기사입력 2019.05.22 08: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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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최첨단 의학기술과 생명공학의 발달로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 수명은 적어도 평균 80세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말로만 듣던 고령화사회가 현실이 되는 것이다. 고령화사회의 의미는 단순히 사람이 나이를 먹는다는 뜻이 아니라 평균수명이 늘어감에 따라 사회도 그만큼 늙어간다는 뜻이다. 이 말은 곧 일도 더 오래 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 평생학습이 미래다

오래전부터 주민센터나 문화센터 같은 곳을 중심으로 평생교육이라는 이름하에 다양한 강좌가 이뤄지고 있다. 물론 넓은 의미로 보면 이러한 과정도 모두 평생학습이 맞는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평생학습은 일자리를 얻기 위해 필요한 교육, 즉 다가오는 미래에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기 위한 전문성을 가진 직업교육이라고 보면 정확할 것이다.

평생학습의 개념이 취미나 여가 관련 교육에서 벗어나 전문 일자리나 직업교육 쪽으로 옮겨가는 것은 정보기술(IT) 혁명 또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불리는 거대한 물결 때문이다. 기술이 발달하고 산업이 발달하면서 경제의 중심도 제조업 중심에서 IT 산업 쪽으로 옮겨가고 있다. 일자리 역시 많은 부분 인공지능(AI), 즉 자동화기술(로봇)이 대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자동화 기술이 대체할 수 없는 일자리도 많다. 창의적인 일이나 연구 관리자, 디자이너 등 일자리는 대체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최근 영국 옥스퍼드대 연구팀이 미국 산업에 대해 조사한 결과 현재 미국에 존재하는 일자리 중 47%가 가까운 미래에 자동화될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런 상황이 과연 미국뿐일까? 거의 모든 나라의 산업 현장에서 이른 시일 안에 도달할 것이다. 과학과 산업, IT가 너무 빠르게 발달하고 진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 노동시장이 변한다

노동시장이 변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는 일은 대부분 단순한 일이다. 응용을 하거나 생각을 해서 처리해야 하는 일은 현시점에서 로봇이 할 수 없다.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을 노동시장에서는 고숙련 기술자라고 부른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조립이나 제품검사 등 단순한 일은 많이 줄어들 것이다. 이 말은 곧 기술이 진보함에 따라 생각을 하거나 응용을 하거나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고난도 일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곳에 일자리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곧 숙련된 기술자가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처럼 기술 진보에 따라 변화하고 발생하는 노동시장의 수요에 대처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노동시장에서 공급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숙련된 기술자가 필요하다면 공급자 입장에서는 다시 교육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산업 현장에서 이야기하는 평생학습인 것이다. 어느 전문가는 현재 청소년들은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적어도 네 번의 직업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고령화와 함께 근로연령이 늘어나고 한편으로 기술의 진보가 점점 빨라지는 시대에 적응하려면 직업도 몇 번은 바뀌어야 할 것이라는 말이다. 이러한 노동시장의 변화를 예상하고 평생학습을 준비하는 나라가 바로 싱가포르다.

◆ 미래를 준비하는 싱가포르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 남쪽에 있는 도시국가다. 우리나라 부산광역시보다도 작은 나라로 역시 저출산과 고령화 문제로 꽤나 고통을 받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2015년부터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전 국민을 대상으로 과감하게 평생교육을 하겠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바로 `스킬스 퓨처 운동(Skills Future Movement)`이다. 이 정책의 핵심은 전 국민이 미래를 위해 평생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교육을 시키겠다는 것이다. 실제 국민에게 적게는 몇 시간짜리 교육부터 길게는 5년 정도의 박사 학위 과정까지도 직업교육을 제공하고 있고 또 국민이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일부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러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정부 조직까지 개편할 정도로 열의를 보이고 있다. 교육부·노동부 두 부처의 평생교육 관련 전문기관을 따로 만들어 한 건물을 사용하게 했다. 그리고 부서장들 사무실을 서로 옆에 둬 언제라도 서로 소통하고 의논하게 했다.

◆ 평생학습, 우리도 준비해야

우리나라의 평생학습 현황은 어떨까? 취미나 여가를 위한 평생학습 시스템과 달리 직업과 관련된 평생학습 시스템은 많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평생학습 시스템의 문제점을 이야기할 때 평생교육에 참여하는 사람이 편중돼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고학력자, 대기업 정규직 근로자 그리고 전문직이나 관리직이 평생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고 한다. 반대로 임금 수준이 낮은 이들의 경우 오히려 평생학습에 참여하는 확률이 저조하다고 한다. 기술 진보에 취약한 이들이 평생학습 참여율도 저조한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들이 적극적으로 평생교육에 참여해야 미래의 노동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자인 로런스 카츠는 "노동시장에서는 공급 측면의 교육과 수요 측면의 기술이 경주를 한다고 할 수 있다. 둘이 조화를 잘 이뤄야 임금 불평등이 없는 건강한 노동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이 기술보다 앞서야 임금에 대한 불평등이 줄어드는데, 지금은 그렇지를 못하다는 뜻이다.

◆ 공부에 대한 관점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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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 시대가 열린다고? 아니 이미 벌써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고? 지긋지긋한 공부는 학교만 졸업하면 끝일 것이라고 생각했던 많은 청소년에게는 날벼락 같은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조금 관점을 바꾼다면 평생학습의 시대는 오히려 청소년들에게는 더 많은 미래 기회를 열어주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직업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 자료에 따르면 초등학교 신입생 중 65%는 어른이 됐을 때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직업을 갖게 될 것이라는 발표가 있다. 나아가 현재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육의 80~90%는 아이들이 40대가 됐을 때 전혀 쓸모없을 확률이 크다고도 했다. 지금 자기 자신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하지 않을까? 나는 왜 공부를 하는가? 나는 어떤 직업을 가질 것인가? 그 일은 왜 하고 싶은가? 너무 고리타분하고, 고전적인 질문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은 어떨까? 내가 하고 싶은 일이 4차 산업혁명 시대 흐름에 맞는가? 그 일은 인공지능보다 인간이 더 잘할 수 있는 일인가? 무엇보다도 평생을 함께해도 좋을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일까? 여러분의 평생학습은 그 질문으로부터 출발해야 할 것이다.

[이옥원 KB금융공익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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