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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주택연금, 소비 유도로 내수진작 효과 입증
기사입력 2018.10.02 00:04:02 | 최종수정 2018.10.02 13: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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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에펠탑 옆 센강 맞은편 파시거리에는 고급 브랜드 상점이 늘어서 있다. 서울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와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젊은이 대신 은퇴한 노인들이 많다는 점이다. 은퇴자들이 돈을 가지고 있고 이들의 구매력이 높아서 고급 소비를 활성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도 파리의 파시거리 같은 곳을 만들 수는 없을까?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경제발전을 견인한 60세 이상 노령층은 근검과 자녀에 대한 헌신을 여전히 최대의 미덕으로 여기고 있다. 이들 산업화 세대가 자신의 행복을 위한 투자에 인색하기 때문에 우리나라 실버산업의 성장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못하며, 주택연금 또한 확장 추세에도 불구하고 상품이 가진 장점에 비해 성장세가 더딘 것이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늙어가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만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를 넘은 `고령사회`로 진입하였다. 반면에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은데, 공적연금의 소득대체율은 40%대의 저조한 수준을 보여 고령사회의 경제적, 사회적 부담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문제의식하에서 고령층의 주거 안정과 함께 노후생활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방법이 주택연금제도다. 2007년에 도입된 주택연금제도는 지난해 출시 10주년을 맞아 연간 가입자가 1만명에 이르는 기록을 세웠고, 올해 초에는 총 가입자가 5만명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이러한 외연적 확장을 이뤄낸 시점에 주택연금제도를 다시 소개하자면, 주택연금은 고령사회의 행복한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해법으로, 집이 불안한 노후를 지켜줄 최후의 보루인 분들을 위해 평생 동안 매월 연금과 거주 보장을 제공하는 하나의 약속인 셈이다. 이러한 약속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주택연금은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공적연금에 대한 국가 재정 부담을 과도하게 확대하지 않으면서 고령층의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이다. 주택연금이 노후생활자금으로 활용된다면 국가 전체적으로 소비 진작을 통한 경제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주택금융연구원의 분석에 의하면, 주택연금의 한계소비성향은 약 0.8 수준(주택연금 가입으로 소득이 100만원 증가되는 경우 개인소비는 80만원 증가함을 의미)으로 사업소득이나 근로소득의 0.68과 비교하여 적정 소비로 이어지는 효과가 매우 크다. 주택연금을 활성화하여 고령 소비를 확대하면 경기 진작 효과가 크다는 뜻이다. 더구나 우리나라 60세 이상 가구주 보유 자산의 대부분인 약 81%가 주택 등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어서, 이러한 부동산의 현금화 정책이 노인 복지 대책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저소득 노동자의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노인들의 소비 활성화가 보태질 때 소득주도성장의 속도가 가속화될 것이다. 노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때, 주택연금이야말로 정부 보증으로 평생 연금과 거주를 보장함으로써 고령층의 생활 안정을 도모하고, 연금소득 창출로 적정 소비를 유도하여 내수를 진작시켜 경제활성화를 도모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주택연금 이용이 끝나는 시점에 연금자의 주택이 매매 또는 임대 형태로 실수요자에게 이전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 주택연금은 주택이 매매와 상속을 통한 재산 증식 수단이 아니라 생활 터전으로서 주택의 본질적 기능을 회복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주택연금 활성화를 위한 사회적 논의와 더욱 과감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한 때다.

한국판 베이비붐 세대로 불리는 1950년대 중반에서 1960년대 초반 출생 세대의 은퇴가 현실화되고 있다. 9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주택연금에 가입하여 자신의 행복을 위한 투자를 시작할 때 내수 활성화를 통한 소득주도성장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정환 한국주택금융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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