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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설계, 국가가 챙겨야 한다.
기사입력 2017.03.08 17:5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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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생산가능인구(15~65세)가 감소하고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유소년(0~14세)인구보다 많아지는 원년이다. 약 60년간 누려온 인구보너스로 OECD 내에서 `가장 역동적인 국가`였던 우리나라가 `가장 활력 없는 국가`로 추락하였다. 그동안 출산율은 낮아졌고 평균수명은 길어졌다.

1960년 시작된 세계가 부러워했던 압축경제성장, 한강의 기적의 이면에는 아이들의 입을 하나라도 더 줄여야 한다는 강력한 인구억제정책이 있었고 1983년까지 지속되었다. 출산율이 1984년에는 1,74 명으로 2명대가 무너졌고 지금은 1.24명 수준이다. 인구정책의 목표는 이루었지만 저출산의 늪에 빠졌다. OECD 국가 중 출산율이 1.3명 미만인 ‘초저출산’을 경험한 11개국 중 우리나라만 15년째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것이 “동생이 가장 큰 선물”로 바뀌었다.

그런데 평균수명은 82세를 넘었고 세계에서 유래 없이 빠른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전체 인구의 7% 이상이 65세 이상 일 때의 고령화사회(aging society)가 2000년부터 시작되었고 18년 후인 2018년에 14%이상인 고령 사회(aged society)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로부터 8년 후인 2026년에 21%이상인 초고령사회(super aged society)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 보다 먼저 1970년 고령화사회가 시작된 일본은 각각 24년, 11년으로 서구에 비해 3~4배나 빠르다고 했으나 우리나라는 더 빠르게 늙어 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OECD 국가 중 각각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노인층의 빈곤율과 자살률이다. 노인 둘 가운데 하나(49.6%)는 중위 소득의 50% 이하로 사는 빈곤층이며 파산자 4명 중 1명 노인이다. 70대 이상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약 73명으로 70세 미만 연령에서는 감소하고 있으나 70세 이상에서만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노인들이 가난하고 살기 싫은 나라가 되었다.

소리 없이 다가온 출산절벽, 노인지옥은 단기간에 수습될 수 없는 비상사태다. 이러한 위기가 올 것을 눈치 채지도 못했고 피할 수 없었는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노후파산으로 하류노인의 불행한 주역이 될지도 모르는 베이붐세대(1955~1963년생)가 유소년기인 1970년대에는 일본의 고령화사회가 시작되었지만 “우리도 한 번 잘살아 보세” 라고 노래 부르며 풍요만을 꿈꾸었다. 경제성장의 산업역군으로 정부의 가족계획에 성실하게 따랐던 청⦁장년기에는 출산율이 2.0 이하로 떨어져 재앙의 싹이 텄지만 민주화운동, 급기야 고령화사회가 시작되었을 때는 IMF 외환위기 극복에 매달려야 했다. 인구재앙의 쓰나미가 닥쳐올 낌새가 있었지만 지금과 같이 비참해지기 전까지는 심각성을 간과하였고 대비도 소홀히 했다. 미리 막을 수도 있었는데 경고 신호를 무시한 셈이다.

온 나라가 새마을운동으로 활기가 넘쳤던 1960년대부터 전 국민의 생애설계가 시작되었어야 했다. 생애설계는 개인이 원하는 삶을 살기 위한 인생 전반에 대한 계획으로 생애주기별로 재무·건강·경력·관계·주거·여가·자원봉사 등의 각 분야의 목표를 정하고 실행하는 활동이다. 빨리 시작할수록 좋다. 비록 늦었지만 고령화사회가 시작된 2.000년대부터라도 제대로 만 하였다면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고령화, 노인빈곤, 청년실업과 가계부채, 여가 없는 삶 등 현재 직면한 문제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생애설계는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당국은 생애설계는 국민들 각자가 스스로가 알아서 하는 것이라는 원론적인 시각으로 관심이 없고 관장하는 곳도 없는 것 같다.

고령화사회가 시작된 5년 후인 2005년에서야 저출산 고령사회 관련 법령이 제정되었고 5년마다 기본계획이 수립되어 3차에 이르렀지만 생애설계에 관한 것은 찾을 수가 없다.

다행인 것은 2000년대 초부터 금융기관을 중심으로 민간부문에서 비록 자기들의 상품판매에 필요도 했겠지만 재무설계를 중심으로 많은 연구와 정보 제공이 있다.

더 고무적인 것은 2007년도 교육과정 개편 후 중학교 기술⦁가정 과목에서 ‘변화하는 가족’, ‘진로와 생애설계’가 소개되고 다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바람직한 조짐이 대학입시에 광풍이 부는 고등학교, 취업에 올인하는 대학에서는 흔적도 없다. 너무나 한심스런 현상이다.

미래의 불확실성과 불안에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 수 있도록 전 국민의 생애설계를 이젠 국가가 책임지고 챙겨야 한다. 생애설계가 없는 무방비로 사회적 비용이 엄청나게 발생되고 국가의 건전 재정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개개인들의 생애설계는 출생 후 사망 전까지이지만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자자손손 영속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생애설계는 국민운동으로 전개되고 확산되어져야 한다.

지금까지의 소위 생애설계라고 하면 생애주기별 또는 분야별로 편중된 단편적인 설계가 주를 이루었다. 우후죽순처럼 등장한 자칭 전문가이고 컨설턴트라는 사람들도 자기 관련 분야만 강조하고 고집하며 부적절한 정보의 제공으로 국민들이 혼란과 곤란에 빠지게 하고 있다. 특정 분야 위주의 설계로는 인생 전반을 책임질 수 없다. 국가는 이들의 임기응변식 중구난방과 선무당 사람 잡는 듯 한 무책임한 처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생애주기별로 필요한 여러 분야의 설계를 종합적으로 아우르는 생애설계가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전문지식과 경륜을 가진 균형 잡힌 전문가가 필요하다. 일정한 교육 훈련을 통한 지식과 경험을 가진 전문가들이 공인된 자격으로 대국민서비스를 하도록 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아프면 수시로 찾는 병원처럼 정기적으로 생애설계에 대한 자료제공과 정보교류, 진단과 점검, 수정 보완을 지원주고 상담할 수 있는 전문기관이 필요하다. 전문기관은 퇴직자 또는 은퇴자 중심이 아닌 청소년, 중장년 등 다양한 계층의 국민들도 찾을 수 있어야 하며 항상 열려 있어 국민들과 같이 호흡해야한다.

라스렡(Laslett)은 “개인적 성취(personal achievement)는 자연적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여 노력하는 사람에게 만 온다.”고 했다.

모든 국민들은 전 국민이 자율적으로 자신의 생애설계를 마련하고 다듬고 고치며 실행해야 한다. 국가의 관련 프로그램에 적극 참여하고 국가에게 필요한 것은 요구해야 한다.

국가가 챙겨주고 국민들이 스스로 만들고 가꾼 생애설계는 지금보다 더 젊고 건강하고 여유로운 사람들의 나라로 거듭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영채 - CLP(한국생애설계사), 경제학 박사, 서울과학기술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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