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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시론] 30∼40년 초장기 모기지, 세심하게 설계해 청년층에 희망주길
기사입력 2021.01.19 16:01:06 | 최종수정 2021.01.27 14:48:01
금융위원회가 최장 40년짜리 초장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도입 방침을 밝혔다. 모기지는 구매할 주택을 담보로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아 집을 산 뒤 정해진 기간에 대출금을 상환하면 완전히 소유권을 넘겨받는 제도로 미국 등 다수의 선진국에서는 일반화된 주택 구매 방식이다. 특히 초장기 모기지는 목돈을 들이는 대신 저렴한 원리금을 월세 내듯이 매월 갚아나가야 하지만 월세와는 달리 결국에는 집을 소유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 장점이다. 40년 만기 모기지를 이용하면 시중 월세와 비슷한 부담으로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집값이 너무나 올라버려 현재의 소득 수준으로는 주택을 구매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대다수 청년층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해 주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이 간다. 그러나 이 제도의 시행에 따르는 여러 문제점이 예상되고 선결돼야 할 과제가 한둘이 아니어서 취지를 제대로 살리기 위해서는 세심한 설계가 필요하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새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내 집 마련 부담을 낮춘 초장기 정책모기지 도입을 검토하겠다"면서 부동산시장 상황을 봐가며 하반기에 청년·신혼부부·생애 최초 구매자 등을 대상으로 시범 도입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올해 당장 40년짜리 모기지를 낸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시범사업이라도 한번 하겠다. 젊은 사람들이 지금의 소득으로 집을 갖고 주거 안정을 이룰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이 밝힌 대로 지금 우리나라의 금융·부동산 시장은 여러 면에서 초장기 모기지를 도입할 만한 여건이 되지 않는다. 상환 기간이 30~40년인 초장기 모기지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먼 미래의 가치를 현재화하고 그에 따르는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선진 금융기법이 필요하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가 미국의 서브프라임(저신용) 모기지 부실에서 비롯된 데서 알 수 있듯이 모기지 금융은 자칫하면 경제에 큰 위험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초장기 모기지가 우리 주거 문화와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생애주기에 따라 조금씩 집 크기를 늘려가다 노년이 되면 줄이는 것을 당연시하는 풍토에서 한번 집을 사면 30~40년간이나 원리금을 갚아야 한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물론 초장기 모기지로 구매한 집이라도 중도에 매각하고 다른 집으로 옮겨가거나 형편이 되는 경우 한꺼번에 원리금을 중도 상환하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여기에도 이런저런 문제가 개입될 수 있다. 담보가치뿐만 아니라 채무자의 소득까지 고려해 대출 한도를 산정하는 현행 대출 관련 규정도 걸림돌이다. 초장기 모기지의 주된 고객이 될 청년층은 당장의 소득이 높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은행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정을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 DSR는 모든 가계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간 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이런 모든 어려움에도 청년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이어가도록 해주는 초장기 모기지는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금융위는 일단 청년에 대해 DSR 규정을 융통성 있게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청년들의 생애소득주기를 고려해 미래예상소득을 추가로 산정하는 등 조치가 마련된다면 현재 소득수준이 낮더라도 초장기 모기지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를 비롯한 정부 관계부처들은 이 밖에도 예상되는 문제점을 분석하고 시장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현실적인 초장기 모기지 제도를 설계해 주기 바란다. 야당인 국민의힘도 지난해 부동산시장 안정 대책의 하나로 `청년 모기지 제도` 도입을 제안한 바 있다. 정치권도 필요하다면 관련 입법을 통해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모기지 제도 수립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연합뉴스] Copyrights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