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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포럼] 인구 뉴노멀
올해 인구감소 원년될 듯
1인가구·노년층 비중 늘어
인구구조 3대변화 `경고등`
모든 정책 원점 재검토해야
기사입력 2020.05.19 00:08:02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정부가 한 명만 낳자고 내걸었던 표어다. 출산율은 1984년 1.7명대로 낮아졌으며 1997년 외환위기 때는 1.5명 밑으로 떨어졌다. 그런데도 정부는 출산억제 정책을 고집했다. 출산율 낮추기 선봉에 섰던 대한가족계획협회는 1999년에야 명칭이 대한가족보건복지협회로 바뀌었지만 조직은 존속됐다. 급락하던 출산율을 고려하면 1980년대 중반부터는 출산유지나 출산장려 정책으로 방향을 전환했어야 옳았다. 정부가 오판한 것이다.

지금 한국 인구구조는 어떤가. 크게 3가지 변화가 눈에 띈다.

첫째, 인구수가 올해 정점을 찍고 감소할 전망이다. 지난해 0.92명까지 떨어진 출산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2017년 30만명대로 내려앉은 연간 출생아 수는 20만명대로 쪼그라들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인구가 자연 감소했다. 수개월만 이런 상태가 지속된다면 올해는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원년이 될 전망이다.

둘째, 전체 가구 중에서 1인가구 숫자가 가장 많아졌다. 지난해 598만가구로 전체의 29.8%를 차지한 것이다. 그동안 최대 비중인 부부와 자녀로 구성된 가구(29.6%)를 1인가구가 제쳤다.

셋째, 65세 이상의 고령층 인구가 처음으로 800만명을 돌파했다. 행정안전부는 65세 이상 인구가 지난 1년간 37만명이 늘어 802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인구구조 변화는 의식주 모든 분야에서 변화의 쓰나미를 몰고 오게 된다. 생산가능 인구 감소는 경제성장률과 산업경쟁력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힌다. 고령층 증가로 의료비가 늘고 이는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 재정악화로 이어진다. 노년 빈곤층 급증은 사회 전체에 부담을 주게 되고 자칫하면 사회 병리현상으로 이어진다. 일본에서는 질병에 시달리다가 혼자 고독사하는 노년층 증가가 사회문제가 되었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무연고 노인의 장례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지방에서는 지역공동화 현상을 넘어 국토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는 상황까지 걱정해야 한다.

급속한 1인가구 증가는 소비행태나 가옥형태 등에 영향을 준다. 1인가구 증가속도가 빨라지며 한국은 2047년에는 1인가구 비중이 무려 37.3%(832만가구)에 달하게 된다. 10가구 중 4가구는 혼자 사는 1인가구가 될 것이다. 문제는 임시직이나 일용직 등 고용여건이 불안정한 일자리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1인가구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변화에 정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지금 한국사회의 전체적인 틀이나 정책은 인구가 늘어나고 경제는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던 시대를 상정하고 만들어져 있다. 그러나 인구가 감소하면 본격적인 수축사회로 들어간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당장 노동력 확보가 발등에 떨어진 과제다. 부족한 노동력을 외국에서 확보할지, 여성과 노년층을 활용할지를 놓고 합리적 방안을 도출해야 한다.

지금의 사회보험 틀은 자녀를 가진 기혼자 위주의 정책을 기초로 한다. 신혼부부 주택지원이나 자녀가 많을 경우 다양한 지원 혜택 등이 대표적이다. 그런데 최근 들어 1인가구가 급속히 늘어나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4인가구 위주의 정책으로서는 담을 수 없고 제대로 커버할 수 없는 정책 사각지대가 있다. 프랑스의 생애 주기별 맞춤형 1인가구 정책은 우리에게 참고가 된다. 청년 1인가구에는 주거비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사회주거수당을 지급한다. 노년의 1인가구에는 사회적 관계를 형성해 외로움을 줄이고 고독사를 방지하기 위한 노인연대수당을 제공한다.

혹시 지금 우리의 정책이 과거 패러다임에 얽매여서 정책 전환시기를 놓치는 게 없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인구구조 변화는 우리 앞을 막아선 빙산이다. 지금이라도 정책의 방향과 내용을 바꾸지 않으면 한국은 이 빙산에 부딪혀 침몰한 타이타닉호의 신세가 될 것이다. 인구구조 변화는 뉴노멀이다. 현명한 대처가 절실히 필요하다.

[김대영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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