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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젊은 브랜드에 필요한 것…젊은 모델 아닌 `넓은 시야`
현대차 아반떼의 쿨한 변신
나이만 젊은 모델들 대신
생각이 젊은 할머니들 출연

시니어 모델이 입는 레깅스
중년남성이 추천하는 햄버거
세대 초월한 캠페인 `빅히트`
기사입력 2020.05.14 04:03:02 | 최종수정 2020.05.14 07:5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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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현대자동차가 출시한 신형 아반떼 광고 중 `제2의 청춘카` 편의 한 장면. 친구들과 콘서트장으로 향하는 노년층 여성의 모습을 그려냈다. [사진 제공 = 이노션]

1990년대 신문 기사를 본 적이 있다. `X세대를 잡아라` `배꼽티에 코걸이, 느낌에 충실한 X세대…`. `X세대`가 적힌 자리에 `밀레니얼`이나 `Z세대`를 넣으면 오늘자 기사로도 손색없어 보인다. 동시대 젊은이는 모두가 이해하고 싶어하는 대상이다. 특히 브랜드들은 향후 소비의 주역인 이들을 사로잡는 일을 기업 생존과 직결된 과제로 여겨왔다. 밀레니얼과 Z세대를 분석한 리포트, 젊은이들 삶을 묘사하는 데 초점을 맞춘 수많은 광고를 봐도 젊은이들에 대한 뜨거운 관심과 사랑(?)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2019년 영국의 한 리서치 업체에서 18~65세, 즉 Z세대부터 베이비부머까지 소비자 2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라이프스타일 설문조사에 따르면 `내 취미와 관심사는 나이의 영향을 받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 응답자 중 18%에 불과했다. `청년은 청년답게, 노인은 노인답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 이상 사회 통념이라고 보기 어려워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마케팅 업계에서는 `연령불가지론(age-agnosticism)` 개념도 대두되고 있다. 특정 시점을 전후로 세대를 분류하고, 한 세대가 공유하는 삶의 방식이 있을 것이라는 가정하에 마케팅 타깃을 설정하는 기존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그 대신 사람들의 행동양식과 믿음, 관심사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러 세대가 등장하는 광고는 흔히 `타깃이 모호하다` `모두를 잡으려다 아무도 못 잡는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최근에는 세대를 자유롭게 넘나들면서도 명확한 브랜드 색깔을 보여주는 캠페인이 등장하고 있다. 애슬레저 브랜드 `안다르`는 젊고 마른 여성의 몸매를 부각하던 기존 광고에서 벗어나 빅사이즈 모델, 시니어 모델을 기용한 `모두의 레깅스` 캠페인을 선보여 나이와 외모에 관계없이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공감을 얻었다. 또 버거킹은 최근 `더콰트로치즈버거` 캠페인에 배우 이덕화를 모델로 기용했다. 이는 `사딸라` 김영철, `묻고 더블로 가` 김응수에 이은 버거킹의 세 번째 중견 배우 모델로, 이들은 젊은 소비자에게 온라인상의 밈(Meme·인터넷상에서 유행하는 행동양식, 혹은 이미지나 영상)이 되는 한편 이들을 기억하는 중장년층에게는 친숙함으로 다가간다.

자동차 체급을 기준으로 사용자에 대한 이미지가 뿌리 깊게 형성된 승용차 광고에서도 최근 타깃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발견할 수 있다. 지난해 말 출시된 현대자동차 그랜저 `2020 성공에 관하여` 캠페인에는 대형 세단 광고에 주로 등장하던 슈트 차림의 중년 남성 대신 유튜버, 초고속 승진으로 임원이 된 젊은 직장인 등 인물이 등장하며 나이와 성별과 무관하게 성공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다.

올 4월 출시된 신형 아반떼의 변신 역시 드라마틱하다. 지난 30년간 `국민 첫 차`의 타이틀을 지켜온 아반떼였지만 이번 캠페인에서는 달라지는 세상을 즐겁게 맞이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닌 `생각이 젊은` 사람들을 타깃으로 설정하고 이들의 다양한 얼굴을 그려냈다. 총 4편 광고 중 `제2의 청춘카` 편에서는 `덕질`하는 노인 여성들이 등장한다. 손주를 돌보거나 남편과 함께 노년의 일상을 보내는 모습이 아니라 콘서트 티켓을 예매한 후 동년배 친구들을 차에 태우고 콘서트장으로 떠나는 노인 여성들 모습이 새롭게 느껴진다. 이 밖에도 `우리 집 세컨드카` 편에는 육아휴직하며 딸을 돌보는 아빠가, `5인 가족 패밀리카` 편에서는 사람 대신 강아지를 새로운 가족구성원으로 맞이하는 가족 모습이, `루키들의 인생 첫 차` 편에서는 새로 산 차를 타고 교외로 나가 유명한 국밥 한 그릇을 먹고 오는 젊은 커플이 등장한다. 기획 단계에서 타깃 연령부터 고려했다면 만날 수 없는 아반떼의 신선한 얼굴에 사람들은 브랜드가 더없이 젊고 `힙`하게 느껴진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브랜드는 시장에 등장하는 순간 제품 수명주기 그래프 위에서 `소멸하지 않으려면 한 살이라도 어려져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다. 밀레니얼과 Z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요즘 유행하는 달고나라테도 만들고, 유튜브의 ASMR부터 게임 방송까지 모조리 섭렵해야 할 것 같은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면 조금은 마음을 내려놓아도 좋을 것 같다. 요즘 소비자들은 단순히 새로 나온 브랜드, 젊은 모델이 등장하는 브랜드, 요즘 유행어를 따라하는 브랜드가 아니라 동시대적인 시선으로 마음을 읽는 브랜드에서 생명력과 젊음을 읽어내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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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다운 이노션 월드와이드 비즈니스솔루션1본부2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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