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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주축 700만명 은퇴…新실버산업 키워 내수충격 막아야"
`고령화 접어든 베이비부머와 대응전략` 토론회

복지 아닌 IT 연계해 풀수있어
바이오헬스·원격의료 등 유망

韓 2030년엔 노동력 부족 우려
베이비부머 전직지원 제도화를

5060 유튜브 크리에이터 늘어
디지털일자리로 흡수 모색을
기사입력 2020.07.19 17:17:39 | 최종수정 2020.07.20 13:37:55
◆ 베이비부머의 퇴장 ⑤ ◆

사회 = 김대영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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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베이비부머 세대의 `맏형`인 1955년생이 65세가 된다. 이들을 시작으로 약 7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들이 잇달아 은퇴하면서 우리 사회도 큰 변화를 맞게 됐다. 매일경제는 이 같은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전문가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김영선 경희대 노인학과 교수, 김경록 미래에셋 은퇴연구소장, 남경아 서울시 오십플러스재단 일자리 본부장, 이삼식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 겸 고령화연구소장(왼쪽부터)이 가벼운 주제부터 논의를 시작했다. [이승환 기자]

"4차 산업혁명 시대인 만큼 제대로 준비한다면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가 또 다른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올해부터 대한민국이 빠르게 늙어간다. 베이비부머 세대 맏형인 1955년생이 65세가 되면서 727만명이 10년 안에 통계학상 `노인`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가 결코 암울하지만은 않다고 진단했다. 김영선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노인학과 교수는 "미국 일본 유럽은 제조업 시기에 베이비부머가 은퇴해 생산력 감소를 경험했지만 지금은 4차 산업혁명 시기인 만큼 정보기술(IT)로 베이비부머의 은퇴 충격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력 감소는 인공지능(AI)과 기계로 일정 부분 대체할 수 있고, 고령자의 체력이나 근력 손실은 웨어러블 머신 등이 보강해줄 수 있다. 오히려 사물인터넷(IoT), AI 비서, 바이오헬스, 원격진료 등 고령 친화산업은 IT산업의 블루오션이다.

이삼식 한양대 정책학과 교수는 "고령화를 IT로 풀어나갈 모델을 찾는다면 오히려 새로운 한류 상품이 될 수도 있다"며 "중국과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우리나라를 주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변화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앞으로 10년을 준비하는 청사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가 최근 김경록 미래에셋 은퇴연구소 소장, 김영선 교수, 남경아 서울시 오십플러스재단 일자리 본부장, 이삼식 교수 등 고령화 전문가를 초청해 `베이비부머 고령화 현상`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각각 민간·공공·학계에서 고령화 문제를 오랜 시간 고민해온 전문가다. 열띤 논의로 3시간 넘게 토론이 이어졌다.

―올해 1955년생이 65세가 돼 노인 인구로 편입되고, 1958년생은 본격적으로 은퇴를 시작한다. 베이비부머 은퇴가 향후 생산·소비·여가 중 어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까.

▷이삼식 교수=베이비붐 세대들은 생산의 축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소비의 축이었다. 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보다 소비 감소가 당장 더 큰 문제라고 본다.

▷김경록 소장=장기적으로는 공급 측면의 노동생산력 감소가 문제지만 단기적으로는 수요, 즉 소비 측면 문제가 더 커 보인다. 그런 만큼 베이비부머 인구를 복지산업이 아니라 최첨단 산업과 연결하는 게 중요하다. 4차 산업혁명의 최대 수요처가 바로 고령산업인데, 이와 관련해 대책을 육성하고 베이비부머 세대를 주요 고객층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베이비부머 퇴장이 한국 경제에 `재앙`이 안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삼식 교수=앞으로 이들이 새로운 여가소비자와 문화소비자로서 어떤 역할을 해줄 것이냐가 10~20년 동안 우리 사회 주요 화두가 될 것이다.

▷김영선 교수=다만 베이비부머는 돈을 쓰지 않는 이전의 노인과는 다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소비는 `비가역성`이 있기 때문에 이들이 소비를 곧바로 줄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보다 고령화를 먼저 겪은 유럽연합(EU)이나 일본을 보면 노인들이 익스트림 스포츠도 하고 워커를 끌고 백화점과 음식점을 가는 문화인데, 우리나라도 노년의 삶에 대한 인식과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김경록 소장=일자리가 답이다. 직장을 그만두고 월급이 끊기면 `공포`와 `패닉`이다. 은퇴와 동시에 소비지출의 민감도가 급등한다. 일자리는 국가적으로 부가가치 창출 기능도 있지만 일자리가 유지돼야 소비를 하는 만큼 베이비부머 일자리가 경제성장을 좌우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인적 자원으로 베이비부머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김경록 소장=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들이 양질의 인적 자원인 것은 확실한데 기업도, 정부도 준비가 안 되어 있다. 국가 차원에서 고령 인구를 활용하는 방안을 생각해봐야 한다. 현재 건물의 6%는 정책적으로 예술품에 투자하게 되어 있는 반면 건물에서 고령자들은 다 사라지고 있다. 일본은 정부의 적극적인 고령자 고용촉진 정책 덕분에 노인들이 사회 곳곳에서 일하고 있다. 국가적 청사진이 필요하다.

▷이삼식 교수=지금 당장 우리 사회가 겪는 건 노동력 감소일 뿐 노동력 부족은 아닐 것이다. 전체 총량이 부족하게 되는 것은 2030년이다. 즉 향후 10년을 준비하는 시야가 필요하다. 지금 일본은 경제가 호황이다 보니 청년층 노동력도 부족하고 노인 인적 자원도 부족한 실정이다. 한국 역시 2030년에는 노동력 부족을 겪을 수 있다. 인생 3모작이 제도적으로 도입돼야 한다. 1모작은 정년 연장 혹은 정년 폐지다. 2모작은 전직제도를 통해 기술 지식이 계속 사회로 환원될 수 있도록, 3모작은 이후 자원봉사 등을 통해 사회 참여를 독려하는 것이다.

▷남경아 본부장=기업의 전직 지원 교육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 기업 IBM과 인텔은 일찍이 2007~2008년에 퇴직을 앞둔 직원들에게 전도유망한 3섹터(정부와 민간사업자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사업)로 회사 연봉의 70%를 유지해주는 조건으로 전직하도록 했다. 다만 직원들이 이런 방식을 `구조조정`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설계를 잘하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베이비부머와 청년 간 일자리 등을 두고 갈등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세대 갈등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남경아 본부장=베이비부머 세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섭렵해 이전 노인 세대와 달리 젊은 세대 문화에도 개방적이고 학습능력도 빠르다. 유튜버의 제1구매자들이 5060세대다. 또 최근에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로 5060들이 나서고 있지 않나. 젊은 층과의 세대 차이는 이전 노인 세대 때보다 훨씬 좁혀질 것이다.

▷김영선 교수=베이비부머의 문제는 그들만의 것이 아니다. 건강하게 늙고 존중받으면서 오래 일하자는 논의는 결국 모든 세대를 위한 길을 찾자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늙는다. 오히려 그간 논의되지 않았던 `노후의 삶`에 대한 논의를 베이비붐 세대를 계기로 시작하는 것이다.

"민간에 고용 창출 맡겨야...지자체 협력도 필수"

성장잠재력 유지도
지속적인 고용창출에 필요

남경아 본부장은 "베이비부머 대책은 `신중년`이란 타이틀로 문재인정부 주된 공약 중 하나였지만 힘 있게 진행되지 못했다"며 "전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고 끌어갈 컨트롤타워가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지자체가 선제적으로 나서는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정부가 주축이 되기보다는 민간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삼식 교수는 "중앙정부가 제공하고 있는 노인 일자리, 소위 공공 일자리는 베이비부머에게 적합한 일자리가 아니다"며 "무조건 재정을 투입하는 해결 방식은 오히려 미래에 가면 불행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영선 교수는 "지금까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등에서 이미 계획과 방법은 대부분 제시했다"며 "문제는 민간이 아직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공공이 직접 개입하는 정책보다 지원을 통해 민간이 스스로 일자리와 서비스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조언이다. 전문가들은 지자체와 협력할 것도 강조했다. 남경아 본부장은 "펀딩은 국가가 하되 주체는 민간과 지자체가 돼야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다"며 "서울은 포화 상태지만 지방은 노동력이 부족한 만큼 지자체에서 베이비부머 인력 수요처를 충분히 발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최저임금 등 시장에 역행하는 정책이 베이비부머를 시장에서 도태시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경록 소장은 "최저임금이 오르고 나서 주차장과 경비업 등 노인 일자리가 많이 사라졌다"며 "성장하지 못하는 나라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어려운 일인 만큼 거시정책을 잘 세워 국가의 성장 잠재력을 유지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모범 사례로는 독일을 들었다. 독일은 초고령사회지만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과 노인·여성인력 활용으로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특히 경상수지 흑자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8%가 넘는 등 내수만큼이나 수출에서 성장동력을 얻고 있다.

■ 공동 기획 :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매일경제신문사

[정리 =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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