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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리포트] "디지털 혁신도 노년·청년층 섞여야 성과…그게 다양성"
기술·정치·사회문제 토론장 `테코노미 이벤트` 가보니

실리콘밸리도 신·구 갈등 고민
청중들 "노년층이 혁신 막아"

야후 신화 마리사 마이어 등장
"인맥 그룹관리 서비스 내놔"
기사입력 2019.11.26 04:03:02 | 최종수정 2019.11.26 11: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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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 콘리(사진 좌측) 모던엘더아카데미 창업자가 데이비드 커크패트릭 테코노미 공동 설립자와 지난 18일 하프문베이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테코노미 정례 콘퍼런스에서 대담하고 있다. [하프문베이 = 신현규 특파원]

나이 들면 청년에게 자리를 비켜 주는 게 맞을까? 아니면 청년·장년이 함께 일하면 더 생산적인 조직이 될 수 있을까? 나이가 푹 무르익은 연장자들은 이제 갓 사회 진출의 언저리에 있는 새싹들과 어떻게 섞일 수 있을 것인가?

실리콘밸리에서 이를 화두로 한 흥미로운 토론이 열렸다. 지난 18일(현지시간) 기술과 정치, 사회문제에 대한 토론 이벤트 `테코노미(Techonomy)` 정례 콘퍼런스에서 발표자로 나온 칩 콘리 모던엘더아카데미 창업자는 장년층과 청년층 간 융합이 기업 입장에서 효율성을 크게 강화시켜 준다고 주장했다. 테코노미는 철저히 초청 기반으로 이뤄지는 콘퍼런스이며 기술과 사회에 대한 논쟁적 주제에 대해 거침없는 토론이 벌어지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세션에서 콘리 창업자가 한 설명은 이렇다.

"요즘 실리콘밸리에서 다양성(Diversity)과 포용성(Inclusion)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뤄집니다. 그런데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남녀·인종뿐만 아니라) 세대 간 다양성입니다. 어떤 사람들이 회사에 섞였을 때 가장 큰 효율성이 발생하는지 아세요? 바로 젊은 사람과 나이 든 사람입니다. 오늘날 많은 실리콘밸리 기업이 젊은 인재에게만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나이 든 사람의 역할도 크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콘리 창업자는 오늘날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를 하고 있는 공동창업자 브라이언 체스키의 코치로도 알려져 있다. 체스키 CEO는 전 세계 재능 있는 사람을 자신의 코치로 모시며 다양한 관점과 일하는 방법, 리더로서의 소양을 쌓은 것으로 유명하다. 콘리 창업자는 체스키 CEO 같은 사례를 하나의 모범으로 제시했다. 젊은 스타트업 창업자들이 주도해 나가되, 나이 든 사람들의 네트워크와 경험을 함께할 수 있으면 훌륭한 창조물들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주장이다.

그런데 이 발언은 그와 반대되는 생각을 갖고 있는 청중의 거센 질의를 낳았다. 한 청중은 "내가 볼 때는 오늘날 많은 미국 사회의 문제가 나이 든 사람이 자리에 앉아 있기 때문에 발생한다"며 "특히 세 가지 조직에서 그렇다. 학교, 정치, 군대"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는 새로운 지식이 아니라 수십 년간 묵은 지식을 가르치는 나이 든 교수들이 젊은이를 재단하고 있고, 정치에서도 혁신하는 사람을 방해하는 것은 주로 나이 든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오늘날 미국이 중국 러시아 등에 대해 군사력이 뒤진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는데, 그 역시 나이 든 군인이 상부에서 의사결정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 관객은 주장했다. 이에 대해 콘리 창업자는 "학교 정치 군대 등에 나이 든 의사결정자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며 "그러나 내가 말하는 것은 오히려 그 반대"라고 항변했다. 그는 "오늘날 미국에서 45% 정도가 자신보다 나이가 어린 보스들과 일하고 있다"며 "더 많은 회사가 젊은 인재를 우대하고 선호하고 있지만, 내가 주장하는 것은 보다 종합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노년층을 적절히 포함시키는 것이 회사에 더 좋다는 실증적 조사 결과"라고 말했다. 다른 한 청중은 콘리 창업자의 발표에 대해 "나이가 많은 사람이 가짜뉴스를 퍼 나를 확률이 젊은 층에 비해 55%나 높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며 "모든 노년층이 혁신적인 기술기업에 적합하다고 말할 근거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콘리는 "노년층 역시 교육을 통해 스스로 변화에 적응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테코노미에는 구글이 초기 스타트업 단계였을 때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야후로 옮겨가면서 최연소 기술기업 CEO가 된 것으로 유명한 마리사 마이어가 등장했다. 그는 2017년 야후의 핵심적 기술들을 버라이즌에 45억달러 가치로 매각한 뒤 언론지상에서 자취를 감췄었다. 마이어 전 CEO는 이번에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의 공동창업자로 깜짝 등장했다. `루미랩스`라는 이 회사는 현재 신년과 크리스마스에 돌려야 하는 친지 대상 연하장을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시범 서비스를 내놨다.

마이어 창업자는 "사람들은 (인맥이 넓어지면서) 여러 그룹을 설정하는 것에 매우 어려움을 느낀다"며 "우리는 많은 일을 이 영역에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프문베이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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