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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신보험 변칙판매-1] 금융위가 이름만 바꿔 재판매 허용
기사입력 2019.11.07 12: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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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연합뉴스]

#서울의 한 전시회장에 마련된 보험사 판매 부스. 예비 며느리와 시어머니가 한창 설명을 듣고 있다. 2년 동안 보험을 유지하면 원금을 모두 찾을 수 있고 은행보다 금리가 높아 저축하기 좋다는 내용이다. 무엇보다 2년만 유지해도 원금을 찾을 수 있다는 말에 예비 며느리는 10년 이상 월 30만원씩 불입하는 보험에 가입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가입한 보험이 원금 보장이 안 될 뿐더러 저축 목적이 아닌 사망하면 보험금을 받는 종신보험인 것을 알게 됐다. 고액의 사망보험금을 보장해 유가족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해 주는 목적으로 가입하는 종신보험. 그러나 종신보험을 저축(연금)보험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불완전 판매가 좀처럼 사라지지 않으면서 금융소비자 피해도 끊이지 않고 있다. 종신보험 변칙판매 문제와 사업비 구조, 무해지·저해지 상품 불완전판매 가능성 등을 몇 차례 짚어본다.[편집자주]

금융당국에 따르면 2012년 외자계 중소형 생명보험사들이 고이율을 앞세운 `연금전환형 종신보험`을 출시해 `연금 받는 보험`으로 대량 판매했다. 종신보험에 `연금전환특약`을 부가해 사망 보장을 받다가 생전에 연금으로 전환해서 받을 수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종신보험의 사업비 구조상 연금 수령액이 적고 중도 해지 시 해지환급금이 적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가입자들이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했다. 당시 불완전판매비율은 21.4%로 다른 상품의 약 4배에 달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금감원은 2014년 8월 6일 9개 생보사에게 판매 중지와 리콜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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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 = 금융감독원]

여기서 사태가 마무리되는 듯 했지만, 금융당국 간 이견으로 해당 상품은 8개월 후 이름만 바꿔 다시 판매됐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대통령 업무 보고에서 개인연금, 퇴직연금 활성화 등을 통해 은퇴를 시작한 베이이부머의 노후를 지원하겠다고 했고 삼성생명 등 5개 생보사와 TF를 만들어 `사적연금 활성화 방안`을 추진했다.

그 결과 2015년 4월부터 신한생명을 필두로 교보생명, 한화생명, KB생명은 `사망보험금 선지급형 종신보험`으로 이름만 바꿔 신상품으로 출시했다. 물론 다른 생보사들도 경쟁적으로 뛰어들었다. 종신보험 변칙판매를 금융위가 용인해준 셈이다. 사망보험금 선지급형 종신보험은 연금전환형 종신보험과 동일한 상품이다. 다만, 연금 전환형 종신보험이 연금 전환 시 적립금 전액을 연금으로 전환해 보장이 단절되는데, 사망보험금 선지급형 종신보험은 사망 보험금의 일부만 연금으로 전환하고 나머지 금액으로 보장을 계속 받을 수 있다는 것만 다르다.

종신보험 변칙판매 후폭풍이 나타나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독립대리점(GA)을 통해서 신한생명 종신보험을 연금인 줄 알고 가입한 경찰관 148명이 금감원에 민원을 제기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불완전판매의 대표적인 사례고 예고된 참사였다. 금감원에 접수된 2018년 생보사 민원 중 가장 많이 증가된 것이 종신보험 불완전판매(3709건)였다.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국장은 7일 "종신보험의 사업비(수수료)는 보험료의 25~30%(최대 35%)에 달한다. 생보 상품 중 사업비를 가장 많이 떼는 보험"이라며 "연금 받는 종신보험은 설계사에게 수당을 2배로 많이 지급하기 때문에 가입자가 받는 연금이 적어질 수밖에 없다. 보험사 이익만큼 가입자가 손해 보는 보험"이라고 꼬집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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