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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액 2조원 돌파 TDF(타깃데이트펀드) 노후 대비 대세로 급부상…맞춤형 전략 탁월
기사입력 2019.08.05 10:42:45
‘세계에서 고령화가 가장 빠른 나라’ ‘노인 빈곤율 OECD 국가 중 1위’ ‘출산율 세계 최저’.

우리나라의 암울한 상황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수식어들이다. 노후준비는 은퇴를 앞두고 있는 사람뿐 아니라 늙어가는 모든 이들의 고민거리다. 국민연금은 부실하기 짝이 없고 퇴직연금 수익률은 바닥을 헤맨다.

노령화 속도는 빨라졌는데 국민연금 등 공적연금이 보장하는 연금의 소득대체율이 40%에도 채 못 미친다. 언제 어떻게 ‘노후 난민’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옥죄여 온다. 그렇다고 혼자 알아서 하기에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이런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주는 노후 대비 상품으로 ‘TDF(타깃데이트펀드)’가 주목받는다. 은퇴자산 관리의 핵심 상품으로 급부상한 TDF는 은퇴 시점을 ‘타깃데이트(목표 시점)’로 설정하고 투자자 생애주기에 맞춰 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정해주는 펀드다. TDF 상품에는 ‘2025’ ‘2035’ ‘2050’ 등의 숫자가 붙는데 이것이 바로 해당 상품의 타깃데이트다.

자산을 축적해야 하는 시기에는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공격적인 투자로 수익률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의 비중을 점차 높여 수익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다. 가입자가 일일이 자산을 배분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는 데다 개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맞춤형 상품을 고를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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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12% 수익에 뭉칫돈 몰려

▷자산배분·포트폴리오 조정 ‘알아서~’

공모펀드 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TDF는 빠르게 몸집을 불리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7월 31일 기준 국내 출시된 TDF 상품 85개의 운용총자산은 2조2460억원에 달한다. 국내 첫선을 보인 2016년 말 700억원대에 불과했던 TDF 운용자산이 약 2년 반 만에 30배 넘게 성장한 것이다. TDF는 올 들어서만 6000억원이 넘는 돈을 쓸어 담았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과 해외주식형 펀드에서 각각 1조3281억원, 2조191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야말로 공모펀드 시장의 ‘태풍의 눈’이라 할 만한 증가세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예전 부동산에만 기댔던 국내 투자자들이 점점 노후 대비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다.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 이후 필요한 자산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TDF의 인기 요인 중 하나는 높은 수익률이다. 7월 말 기준 국내 TDF 상품 전체의 연평균 수익률은 3.2%를 기록했다. 지난해 19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적립금의 연간 수익률이 예적금 금리에도 미치지 못하는 1.01%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TDF의 매력이 더욱 돋보인다. 안정성을 추구하는 장기 상품임에도 퇴직연금 수익률의 세 배가 넘는 쏠쏠한 수익을 낸 셈이다. TDF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무려 12.33%로 더욱 놀라운 수준이다.

운용사가 알아서 자산배분과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준다는 점도 투자자 구미를 당겼다. 1993년 미국에서 탄생한 TDF의 핵심적인 기능은 자동 자산배분 프로그램인 ‘글라이드 패스(glide path)’다. 이는 원래 항공 용어로 비행기가 착륙할 때 내려오는 경로를 의미한다. 젊을 때 공격적이던 투자 패턴이 은퇴 시점에 접근할수록 보수적으로 바뀌므로 이에 걸맞은 자산배분을 하는 것을 뜻한다. TDF에 가입하면 시장 전망과 투자자의 취업 시기, 임금 수준, 상승률, 은퇴 시점 등 생애주기에 맞는 ‘글라이드 패스’를 토대로 주식, 채권 등 투자자산 비중과 펀드(재간접), 종목이 조정된다.

통상 TDF는 가입 시점을 기준으로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80~90% 수준에서 단계적으로 낮추고 반대로 채권 비중은 10~20% 수준에서 높여나간다. 은퇴 이후에는 안정적인 수익을 위해 주식 비중을 20~50%로 낮추는 대신 채권 비중을 50~80%까지 높인다. 이와 별도로 예상치 못한 자산가격 급락 시에도 수시로 리밸런싱을 실시해 리스크를 최소화한다.

글로벌 자산배분 효과도 TDF의 장점 중 하나다. 국내에 선보인 대부분의 TDF는 미국 등 선진국 증시의 비중이 가장 높고 이머징 시장에도 일부 투자하는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을 추구한다. 수십 년간 TDF를 운용해 실력이 검증된 해외 TDF에 재간접 형태로 분산투자하는 방식이다. 국내 증시가 죽을 쒔던 지난해에도 TDF가 비교적 높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이다.

▶‘대박시장 잡아라’ 잇단 출사표

▷원금손실 가능성·수수료 잘 따져봐야

성장 가능성이 높다 보니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앞다퉈 TDF 상품을 내놓고 있다.

7월 말 기준 TDF 설정액 규모가 가장 큰 곳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다. 본래 TDF 시장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부동의 1위였으나 지난 7월 24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업계 최초로 설정액 7000억원을 돌파하면서 1위로 올라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 설정액은 연초 이후 약 3300억원 늘어나 주요 운용사 가운데 설정액 증가 폭이 가장 컸다.

그 뒤를 이어 한국투자신탁운용 2566억원, KB자산운용 1364억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608억원 등으로 업계 3~5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 5월과 6월에는 교보악사자산운용과 NH아문디자산운용이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며 TDF 상품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TDF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커지고 있는 배경에는 업계 선두인 미래에셋과 삼성자산운용의 설정액 증가 영향도 있지만 신규 사업자가 계속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대부분의 TDF 상품이 좋은 성과를 냈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은 신한BNPP자산운용의 ‘신한BNPP마음편한TDF2040’으로 올 들어 7월 말까지 수익률이 19.84%에 달한다. ‘한화LifePlusTDF2045(17.48%)’ ‘미래에셋전략배분TDF2045(16.1%)’ ‘KB온국민TDF2050(14.52%)’ ‘삼성한국형TDF2045(14.36%)’ 등 상위권에 랭크된 각 운용사의 대표 상품들은 10%를 훌쩍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2040~2050 등 목표 시점이 한참 남아 있어 공격적인 투자 전략을 가진 상품들이 대체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세금 혜택도 있다. 개인연금 계좌나 확정기여(DC)형 계좌에 TDF를 담으면 납입금액의 400만원까지 세액공제 16.5%(종합소득 4000만원 이하·초과는 13.2%)를 적용받는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계좌를 통하면 700만원까지 소득공제 16.5%를 받을 수 있어 절세 효과가 커진다.

다만 TDF도 만능이 아닌 만큼 지나친 맹신은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원금 보장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나 운용 방법에 따라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운용사별로 투자 전략과 비중이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의 은퇴 시점과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골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수수료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TDF는 장기간 투자되는 연금 상품이므로 복리효과를 감안하면 작은 수수료 차이가 나중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또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10년 이상 장기 투자 계획을 세우고 가입하는 것이 TDF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투자 전략으로 꼽힌다.



인터뷰 | 류경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마케팅부문장

디폴트 옵션 도입 땐 TDF 시장 폭발적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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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마케팅부문장은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 전략을 주도하고 있는 주역이다.

Q 향후 국내 TDF 시장 전망은.

A 연금 역사가 길고 투자가 생활화된 미국에서는 TDF가 자산 리밸런싱에 어려움을 겪는 연금 가입자의 고민을 덜어주면서 1000조원 이상 판매될 정도로 대표적인 연금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도 자산 리밸런싱에 대한 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어 TDF 시장은 앞으로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 금융당국이 TDF 관련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Q 구체적으로 어떤 규제인가.

A 지난해 9월 TDF에 대한 퇴직연금의 자산투자 비중이 70%에서 100%로 확대됐고, 최근에는 정부가 디폴트 옵션(자동투자 제도) 도입을 추진 중이다. 디폴트 옵션은 DC형 퇴직연금에 가입한 근로자가 특별한 운용지시를 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등록돼 있는 운용 방법으로 자동 운용하는 제도다. 디폴트 옵션이 적용된 미국에서는 TDF가 적격투자 상품으로 지정돼 시장 규모가 1000조원을 웃돈다. 국내에서도 디폴트 옵션이 도입되면 DC형 가입자들의 TDF 가입이 증가해 성장 속도가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Q TDF 시장 확대의 효과는.

A TDF를 둘러싼 운용사들의 경쟁은 다른 연금 상품의 수수료 인하로 이어지는 등 타 업권으로도 확산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디폴트 옵션이 도입되면 연금 상품의 수수료는 낮추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상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상품이 다양해지고 질이 높아지면 결국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류지민 기자 ryuna@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20호 (2019.08.07~2019.08.1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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