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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시대 이끄는 美 첨단 GIG경제…노년층 활약 눈부셔
55세 이상 비율 24% 달해…노년층 불안정한 고용도 `환영`
오히려 자율근무 장점으로 진로 고민도 없어 참여 많아
에어비앤비, 60세 이상 여성 `황금호스트`로 특별 우대
기사입력 2017.07.16 17:50:57 | 최종수정 2017.07.16 21: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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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의 `호스트(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제공하고 비용을 받는 사람)` 수를 연령대별로 보면 2015년까지 성장세가 가장 빨랐던 연령대는 노년층(60세 이상)이다. 노년층 호스트는 해마다 102%씩 늘어났는데, 이는 전체 평균인 85%를 뛰어넘는 수치다. 노년층 호스트는 전체의 13%까지 늘어나 에어비앤비 시장 확대에 선봉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할머니`들인 60세 이상 여성 호스트는 투숙객으로부터 만족도 만점을 받은 비율이 63%로 1위를 차지해 에어비앤비는 이들을 `황금 호스트(golden host)`라고 치켜세웠다.

#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아이쿠트 더건(60)은 차량 공유 업체 우버·리프트 운전사로 일하며 세전 월 6000달러 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은퇴 전에는 유통 업체 매니저로 40여 명의 직원을 두고 관리하던 그는 "이제는 나의 미래를 경영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모바일 시대 화두 중 하나인 `기그 경제(gig economy)`는 흔히 젊은 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기그 경제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스마트폰을 다루는 데 능숙해야 하고, 퇴직금이나 건강보험 등 정규직에게 적용되는 보장 제도가 없는 근로 형태에 거부감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이 같은 통념을 벗어나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공유 경제(sharing economy)`에서 일하고 있는 근로자 중 24%가 55세 이상으로 집계됐다"고 이달 초 보도했다. 기업별로는 차량 공유 업체 우버의 운전사 중 50세 이상 비중이 24%이고, 애완동물을 임시로 맡길 사람을 연결해주는 업체 로버(Rover)의 50세 이상 근로자 비중도 25% 이상이다.

기그 경제에서 노년층 인력의 가치는 운수·숙박 제공 등 단순 서비스를 넘어 법률·회계자문 등 전문 분야에서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미국 WAHVE(Work At Home Vintage Experts)는 은퇴한 60·70대 전직 금융·보험 전문가 수백 명에게 일감을 연결해주고 있다. 샤론 에멕 WAHVE 창업자(71)는 "전문인력을 키우는 데는 긴 세월이 필요하다"며 "그런데 은퇴할 나이에 접어든 세대가 일을 그만두고 싶어하는 생각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들은 `전 은퇴(pre-tiring·pre+retiring)`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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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층의 기그 경제 참여가 활발한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오히려 근로 형태에 덜 구애받기 때문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노년층이 구직 시장에서 불리한 입장인 탓에 "(노년층은) 대부분 일용직에도 만족한다. 향후 진로에 대한 고민도 없어 일감 선택의 폭이 넓다"고 전했다. 기그 경제의 일자리는 고용이 불안정하고, 보수가 일정하지 않지만 노년층은 이에 개의치 않고 뛰어든다는 분석이다. 노년층에는 근무 시간·실적 등이 엄격한 일자리보다 오히려 근로 형태가 자유로운 기그 경제 일자리가 선호되는 경향도 있다.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할 시기에 접어든 것도 주요했다. 미국의 베이비부머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6년부터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로 상당수가 이미 정년을 넘겼거나 은퇴를 앞두고 있다. 이들은 나이는 들었지만 최초의 스마트폰인 애플 아이폰이 출시된 10년 전에 한창 사회활동을 하며 모바일 환경에 익숙해진 덕분에 기그 경제로의 진입장벽도 낮은 편이다. 또한 베이비붐 세대는 높은 소득을 올렸어야 할 40·50대 시기에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저축·연금 등 노후 대비 수단이 상대적으로 부실하다. 그만큼 기그 경제 참여를 통해 노후 소득을 늘리고자 하는 베이비붐 세대가 많아진 것이다. 미국 `안전한 노후를 위한 연구소`에 따르면 중간소득계층 베이비부머 중 노후 대비를 사회보장제도에 의존한다고 답변한 비중은 2007년 30%에서 2017년 38%까지 늘어났다.

로라 카스텐슨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공헌을 위해 노년층을 돌보는 것은 기업의 역할이 아니다. 그렇지만 노년층 근로자를 활용할 사업 모델을 찾을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노년층 근로자는 신체 능력이 떨어지고, 창의력·생산성이 부족하다는 인식과 달리 오늘날 노년층의 실제 역량은 예상보다 상당히 커 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 <용어 설명>

▷ 기그 경제(gig economy) : 기업이 정규직 대신 단기 임시계약직을 고용하는 것 또는 이런 고용 형태가 많아지는 경제 상황을 뜻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단기 근로자와 고용주를 연결해주는 앱이 대거 등장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 화두로 떠올랐다. 차량 공유 업체 우버,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 등이 대표적이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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