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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푸드트럭이나 해볼까" 생계형 창업자들 중고 `포터2`에 몰렸다
은퇴후 소자본 창업에 필수
1000만원 중후반 가격으로
푸드트럭·탑차 등 개조 쉬워
50·60대 거래비중 절반 넘어
기사입력 2021.05.24 17:21:55 | 최종수정 2021.05.25 01: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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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생계형 트럭`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가운데 24일 서울 장안동 중고차 매매단지에 주인을 기다리는 중고 화물차량들이 가득 차 있다. [이충우 기자]

국내 대표 소형 트럭인 포터2가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포터2는 푸드트럭, 탑차, 냉동차 등 다양한 목적으로 개조가 용이한 데다 신차 판매가격이 1600만원대에 불과해 소자본으로 `생계형 창업`을 준비하는 은퇴자들과 `제2의 출발`을 노리며 재기를 꿈꾸는 자영업자들이 주로 찾는 모델이다. 따라서 중고 포터2의 인기는 장기 불황에 따른 자영업 생태계 위축 현상으로 해석된다. 시장 안팎에서는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이어지고 고령화 추세가 빨라질수록 포터2와 봉고3 등 1t 트럭 중고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4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포터2 중고 거래량(사업자 이전·상사 매입 제외)은 2012년 7만9306대에서 2015년 10만9751대, 2017년 12만1950대, 2019년 13만7692대로 늘어났다. 특히 지난해 포터2 중고 거래량은 신차 판매(9만5194대)의 1.4배에 달하는 13만5887대를 기록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기존 자영업자들의 생태계가 붕괴되면서 트럭을 활용한 각종 개인사업, 영업 쪽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정부의 화물운송업 허가제 변경으로 신규 영업용 번호판 발급이 제한됐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비대면 거래 영향으로 기타 물류 서비스에 뛰어드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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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터2 중고 거래자의 절반 이상이 5060세대이며 법인·사업자 명의 거래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올해 1~4월 포터2 중고 거래자를 연령대별로 나눠본 결과 60대가 1만3303대(거래 비중 27.8%)로 가장 많았고 50대 1만2551대(26.3%), 40대 9592대(20.1%), 30대 4289대(9.0%), 20대 1239대(2.6%) 순으로 집계됐다. 법인·사업자 거래량은 6816대로 전체 물량 중 14.2%를 차지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고차 시장에서의 포터2 흥행 이면에는 은퇴자들의 생계형 창업과 `차박` 열풍에 맞물린 캠핑카 개조 수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우리 사회가 초고령화사회에 진입하는 속도가 빨라질수록 1t 트럭 중고 거래도 함께 늘어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자영업 생태계 붕괴 조짐은 중고차 시장 외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408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만명 늘어났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란 1인 사업자, 이른바 `나 홀로 사장`을 뜻한다.

한편 기존 모델보다 뛰어난 경제성과 활용성을 자랑하는 포터2 일렉트릭은 긴 출고 대기와 구매보조금 조기 소진, 지역 의무운행(2년) 등으로 인해 중고차 거래가가 신차 구매가보다 높은 기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포터2 일렉트릭의 신차 판매가격은 4060만~4274만원이나 국고보조금(1600만원)과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서울시 800만원)을 수령하면 16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반면 중고 거래 시세는 이보다 높은 2566만~2701만원(연구소 추산)에 형성됐다. 내년부터 전기트럭의 화물 영업용 면허가 발급되지 않기 때문에 연내 번호판 발급을 위해 신차 대신 중고차를 선택하는 이들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중고차 업계에서는 경기 불황 장기화에 더해 `차박 열풍`도 1t 트럭 인기 요인으로 꼽는다. 저가에 중고 1t 트럭을 매입해 캠핑카로 개조하고 주말마다 나들이를 떠나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같은 수요에 주목한 현대차는 2018년 그랜드 스타렉스 캠핑카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해 7월 포터 캠핑카 포레스트를 선보였다.

포터는 1977년 국내 최초의 디젤 소형 상용차 `HD-1000`으로 출시된 이후 40년 이상 판매된 장수 모델이다.

[박윤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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