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이나 고용계약 종료, 합병·해고에 따른 면직 같은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직장을 옮긴 비자발적 이직자가 올해 상반기 47만5800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0.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9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용노동부는 31일 이 같은 내용의 `2019년 6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내놨다. 2009년부터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이래 비자발적 이직자는 같은 해 하반기 15만8580명에서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2년 상반기 38만9393명으로 증가했다. 이후 20만~30만명대 수준을 넘나들던 비자발적 이직자는 박근혜정부와 문재인정부 교체기인 2017년 상반기 41만9713명으로 최고치를 고쳐 썼고 이후 증가세를 반복해왔다. 2017년 연간 기준 24%대 증가율을 보인 비자발적 이직자는 지난해 들어 증가율이 3% 수준으로 떨어졌다가 올해 상반기 들어 다시 증가율이 10%대로 가팔라졌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주로 중소기업인 300인 미만 기업에서 비자발적 이직자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39만900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비자발적 이직자의 81.7%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의 비자발적 이직자(21만6600명)가 전체 비자발적 이직자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을 기록했다. 비자발적 이직자의 대부분은 계약기간이 짧은 임시·일용직으로 계약기간이 끝나고 재계약이 안 된 경우라는 게 고용부 설명이다.

사업체 노동력 조사의 고용 부문 조사는 고정 사업장을 가진 종사자 1인 이상 사업체 표본 2만5000여 곳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 자영업자까지 포함하는 통계청 경제활동조사보다는 범위가 좁다.

비자발적 퇴사가 줄을 잇고 있지만 이들을 흡수할 양질의 일자리는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상용직 채용이 전년 동월 대비 3.1% 감소한 반면 임시일용직은 같은 기간 5.1% 늘어났다. 지난달 전 산업의 채용 인원은 75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 증가했다. 임시일용직이 같은 기간 5.1% 늘면서 전체 채용 규모를 키웠다. 하지만 양질의 일자리인 상용직은 같은 기간 3.1% 감소했다. 상용근로자와 임시일용근로자 전체 규모는 지난해 6월 1679만6000명에서 올해 6월 1711만2000명으로 1.9% 증가했다.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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