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신용은 그 사람의 목숨까지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쉽고 편리하다는 이유로 무분별하게 사용한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과 사금융대출은 빚 독촉 압박의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고통을 이기지 못한 극단적 선택은 참으로 안타까운 비극이다.

1997년 IMF외환위기 이후 금융회사들은 기업금융에 비해 자금운용의 리스크가 적고 안정적인 가계금융 위주로 영업정책을 전환하면서 가계신용대출을 급격히 증가시켰다. 정부도 내수 진작을 위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의 월 이용한도를 폐지하는 등 신용카드 사용을 확산시켰다.

다양한 신용대출 상품의 보급과 저금리 기조는 개인의 신용이용 편리함과 지불능력이 고려하지 않은 채 부족한 소득을 신용으로 쉽게 충당하게 한다. 가계신용으로 인한 문제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될 수 있고 가계경제 뿐만 아니라 국가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대사회는 신용이 곧 재산이다. 신용에 따라 구매조건이 달라지고 금융회사의 대출조건이나 신용카드 발급 기준도 달라진다. 신용사회에서는 대부분의 거래가 신용을 통해 이루어지고 저소득층이나 신용이용에 실패한 경험이 있는 금융취약계층은 신용도가 낮아 돈을 빌리거나 신용카드 발급에 제한을 받게 된다.

신용과 관련된 문제는 발생 즉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축적되어 있다가 어느 한 순간에 손실이 크게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손실 또한 단순한 재무부담을 넘어서 파산에 이르러 종국에는 가계생활 자체를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피해가 크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현명한 대출이용 점검사항을 알아보자.

첫째, 대출전에 “정말 나에게 필요한가? 내가 갚을 수 있는가” 답변이 망설여 진다면 되도록 대출을 받지 않는 것이 좋다.

둘째, 꼭 필요한 대출이라면 ‘금융소비자정보포털’ 「파인?금융상품 한눈에」통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등 좋은 조건으로 대출을 받아야 한다.

셋째, 대출상환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계획이 필요하며 계획대로 대출을 상환해 나가기 위해서는 실천이 중요하다. 현재 갚을 돈이 얼마가 남았다는 사실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연체발생을 막을 수 있고 갚으려는 의지도 다질 수 있다.

넷째, 대출을 받은 후 신용상태가 개선되었다면 금융회사에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다. 신용점수 상승, 승진, 취업, 전문자격시험 합격 등 신용상태 개선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반드시 제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출상환에 수입을 다 쓰면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할 경우 또 다른 대출을 받을 수 있으므로 자금을 대출상환과 저축에 적절히 배분해야 한다. 즉 대출을 상환하더라도 비상금은 남겨 두어야 한다.

국민의 다수가 일상생활에서 신용카드를 빈번하게 사용함에 따라 현명한 사용과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현명한 신용관리 점검사항을 알아보자.

첫째, 신용관리의 시작은 신용상태를 파악하는 것이다. 나이스지키미, 올크레딧, 싸이렌 24 등을 통해 신용점수로 신용상태를 무료로 확인하자. 신용조회사실은 개인신용평가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둘째, 소액이라도 연체하지 말아야 한다. 연체는 신용평가에 불리하게 작용하며 통신비와 공공요금 등의 연체는 금액이 크지 않더라도 연체기록이 남는다. 주기적으로 결제가 필요한 것은 자동이체를 이용하고 불가피하게 연체가 발생하였다면 오래된 연체 건부터 해결해야 한다.

연체 이력은 일정기간(최장 5년) 신용평가에 반영되므로 연체금을 상환하더라도 즉시 신용점수가 회복되지 않는다. 신용점수는 상당기간 성실한 신용거래 실적이 누적되어 연체이력의 반영비중이 감소하면서 서서히 회복된다. 금융, 상거래, 세금 등 채무의 연체는 장기간 신용평가에 반영되므로 연체하지 않는 것이 신용관리의 첫 걸음이다.

셋째, 신용카드 보다는 체크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신용카드 사용액은 미래에 갚아야 할 빚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상환능력을 벗어나지 않고 카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히다.

마지막으로 대부업체의 대출 등은 신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이용하기 전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살다 보면 높은 금리의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는 사정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채무상환 압박에 시달리고 사금융이나 불법대출 사기에 노출될 수 있다. 희망이란 고통 아래에 숨어 있다. 어둠을 현명하게 견뎌내면 희망을 끌어 올리게 될 것이다. 감당하기 어려운 신용문제는 정부의 도움으로 현명하게 해결해 보자.

신용은 곧 재산이다. 현명한 신용관리로 건강한 신용생활을 체계화하고 사회기반인 가계경제의 안정이 도모되기를 기대해 본다.

[장경순 한국생애설계사(CLP), 칼럼니스트, 현) BNK경남은행 WM고객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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