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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반려동물 보살피기-행복한 노년을 마중하려면
기사입력 2020.04.16 09:18:12 | 최종수정 2020.04.19 07:56:20
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나이든 반려동물에 관한 것이다. 주로 개와 고양이가 대상이지만 사람으로 바꾸어 읽어도 1도 어색하지 않아 놀라다가, ‘뭐야, 너무 당연한 거 아냐?’ 하고 또 한 번 놀란다. 우리 집 댕댕이 수리는 올해로 꽉 찬 아홉 살이 되었다. 노견을 돌보는 데 필요한 지식을 그러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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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이 노년에 접어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신체적으로는 각종 질병에 시달린다. 관절과 심장, 신장 등이 고장 나고, 당뇨와 고혈압이 생긴다. 체온 조절 능력은 떨어지고 체중은 쉽게 늘고 탈모와 피부병도 생긴다. 암과 치매라는 불청객을 맞기도 한다. 행동에도 변화를 보인다. 덜 움직이고 많이 자며, 외부 자극에 적절히 반응하는 데 종종 실패한다. 정서적으로는 스트레스 대응력이 떨어져 예민해지고 없던 공격성을 보일 수도 있다. 이보다 더 엄중하고 가슴 아픈 변화가 많지만, 여기서는 질병 대처법이 아니라 반려동물의 눈높이에서 나이 듦을 이해하고 일상의 편의를 돕자고 이야기할 참이다. 병을 고치려는 노력이 아니라 불편을 줄여 주는 배려 말이다.

먼저 변화를 최소화하자 젊어서는(?) 활동성을 높이고 뇌를 자극하기 위해서라도 다양한 외부 자극과 환경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나이 든 반려동물이 있는 집은 가능하면 현재 환경을 유지하는 편이 좋다. 감각이 약해진 아이들은 행동과 판단의 기준을 기억력에 의존하는데, 활동 반경이나 동선이 익숙하고, 움직임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될 때 불안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책 역시 일정한 때를 정해 놓고 규칙적으로 하고, 익숙한 코스를 택한다. 한마디로 반려동물이 당황하지 않는 예측 가능한 상태, 이것이 중요하다.

안전한 환경을 갖추자 몸이 전 같지 않음을 잊고 마음이 앞설 때는 다치기 쉽다. 소파나 침대에는 스테퍼나 계단을 놓고, 바닥에는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아 주자. 다만 털이 긴 카펫은 반려동물의 발톱이 걸려 넘어질 수 있으니 피한다. 바닥의 돌출부나 높은 턱은 없애고, 가구 모서리도 완충재로 감싸면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위험 요소가 많은 곳에는 안전문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면 추위와 더위를 견디는 힘도 떨어지므로, 실내 온도는 여름에는 25~28℃, 겨울에는 18~20℃로, 습도는 40~60%로 유지한다.

수신호를 연습해 두자 대개의 반려동물은 노화로 인해 자연스레 청력을 잃는다. 그들은 우리의 걱정보다는 청력 손실에 잘 적응한다. 소리 외에도 몸짓과 냄새, 촉각 등으로 충분히 정보를 모으기 때문이다. 미리 시각적 명령어로 훈련해 두면 들을 수 없는 때가 와도 소통이 가능하다. 수신호 훈련을 할 때는 불빛으로 주의를 집중시키는 플리커(Flicker)를 활용해 보자. 칭찬도 말이 아니라 간식을 주고 몸을 쓰다듬는 방식이 좋다. 이미 청력이 떨어진 반려동물이라면 다가갈 때 발소리를 크게 내거나 평소 사용하던 향수 등으로 정보를 주면 도움이 된다. 만약을 대비해 목줄이나 하네스에 청각 장애 표식을 달아 주기를 권한다.

작은 변화도 눈여겨보자 노년에 접어든 반려동물은 한층 섬세한 관찰이 필요하다.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인다면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피부와 털의 변화, 식욕과 음수량 변화, 배뇨와 배변 횟수 변화, 체중 변화 등을 체크해 보자. 또 입냄새가 심해지고 때로 몸이 경직되는지, 숨을 헐떡거리고 기침을 하는지, 너무 자주 몸을 떠는지, 몸에 돌기가 생기지는 않았는지, 우울해 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두를 꼼꼼히 기록해야 한다.

노화는 모든 생명 앞에 공평하고 거스를 수 없는 자연 현상이다. 그렇지만 늙음의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는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 반려동물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그들 스스로가 결정할 수 없기에, 반려인이 아는 만큼 돌보는 만큼 다르게 살 수 있기에, 우리의 공부와 준비가 필요한 것이다.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언스플래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725호 (20.04.21)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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