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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우 원장의 진로 이야기] 남들이 가지 않는 나만의 길에 기회가 있다
미래 비전 내다보는 진로 선택
공부 넘어선 경험·견문이 중요

과거 영미·유럽 언어학과 인기
졸업후엔 취업 경쟁 치열해져
오히려 비인기 동남아어 전공
시장확대로 기업서 모셔가기도

실리있는 전공·직업 선택으로
새로운 블루오션 찾아나서야
기사입력 2019.11.06 08: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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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 게티이미지뱅크]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많은 사람들의 인생은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다. 청소년기에는 견문이 부족하기에 아직 세상을 보는 시야가 좁고 사회를 판단하고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청장년층이 지나 조금이나마 견문이 넓힌 시야로 세상을 보면 `내가 왜 청소년 시절에는 이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가 담긴 푸념을 던지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지났고 새로운 진로를 정하기에는 지켜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져, 그저 꿈으로 접어 두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런 안타까운 현실이 싫어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가르친다. 열심히 공부하라고, 좋은 대학에 가라고, 좋은 직장에 입사하라고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수없이 충고한다.

그러나 부모들의 생각과 행동에서 이상한 괴리감을 느낄 수 있다. 부모들이 더 견문을 넓히지 못한 후회가 있다면 오히려 자녀들에게 더 많은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공부보다 식견을 넓히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저 공부만 열심히 하라는 인과관계가 맞지 않는 결론이다. 기회가 더 있는 곳이 어디인지 자녀들은 더 많은 견문을 쌓아야 하고 부모는 이미 쌓은 식견으로 자녀에게 진로 교육을 해야 하지만, 정작 공부만 열심히 하라는 잔소리로 끝나고 만다. 이들 자녀가 어른이 되면 부모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 인문계열에서는 영어, 독일어, 불어 등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배우는 학과가 인기 학과였다. 동남아시아나 중동아시아 언어 학과들은 점수에 맞춰 입학하는 그저 그런 학과였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고 취업할 때가 되자 그들의 가치가 역전됐다. 인기 학과에 합격한 학생들은 높은 점수로 대학에 입학해 어깨에 잔뜩 힘이 들어가 학교생활을 하며, 대학을 진학하려는 다른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부모들 사이에서 자랑스러운 자식이 되어 입에 오르락내리락했다. 그렇게 찬란한 대학생활을 끝마치고 취업을 하려니 인기 학과라서 그런지 경쟁자가 엄청나게 많다. 취업하고 싶은 기업의 일자리는 한정적이고 사람은 넘쳐나니 그중 일부만 찬란한 대학생활을 이어 찬란한 직장생활을 영위하게 되고, 나머지는 높아진 콧대에 중소기업에 취업하기는 싫고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잉여인간이 되어간다.

대학 시절 비인기 학과에 입학 점수도 타 학과보다 낮아 마치 서로 다른 학교 학생인 것처럼 어울리지도 못했는데, 막상 졸업하고 취업하려고 보니 비주류였던 동남아시아나 중동아시아 언어를 전공한 친구들은 회사에서 모셔가려고 난리다. 졸업자 수가 적으니 회사로서는 월급을 더 주고서라도 이들을 모셔가려고 경쟁이다. 온갖 고생과 노력을 해서 좋은 대학 높은 점수의 학과를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합격했지만, 취업에서 좌절을 겪으니 `내가 이럴려고 그 고생을 해서 대학을 입학하고 졸업했나` 자괴감에 빠져 멘붕이 온다.

현재 한국은 치열한 경쟁의 전쟁터이다. 누구나 알고 있고 알려져 있는 소수의 좋은 일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경쟁을 통해 쟁취해야 한다. 이 글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는 경쟁을 회피하라는 것이 아니고 기회가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가 학창 시절 글로벌 시대가 다가온다고 했다. 그래서 많은 대학이 대학 슬로건과 학과명에 글로벌이라는 수식어를 엄청나게 붙였다. 그때는 와 닿지 않았다. 정말 한국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글로벌 시대가 올까 하는 의구심만 있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세계화라는 수식어가 정말 의미가 있었음을 깨닫는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면서 옛날 서구열강들이 그러했듯이 우리도 우리의 인력과 기술 그리고 상품을 팔 시장이 필요해지면서 그동안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지역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베트남,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의 진출이 본격화하면서 그동안 비주류였던 언어들이 주류로 떠오르고 그 지역과 관련된 전공자들과 전문가들이 대우받기 시작했다. 미리 그런 시장을 내다보고 준비했던 대학생들은 그 기회를 잡았을 것이고,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복수전공에 치중했던 학생들은 기회를 놓쳤을 것이다.

꼭 해외로만 시야를 돌려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동안 힘든 일이라서, 사회적으로 대우를 받지 못해 외면받던 일자리들이 점점 기회가 있는 일자리로 변하고 있다. 그저 막일꾼으로 천대받던 미장기술자, 목수, 타일기술자 등이 돈을 벌 기회가 있는 곳으로 바뀌고 있다. 새로운 인력은 유입되지 않고 고령화된 인력만으로 운영되는 건축 막일꾼도 시장에서 인력이 필요하다 보니 젊은 일꾼들이 대접받고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되었다.

농촌에서 공부를 잘한 사람들은 도시로 다들 떠나가고 그저 할 줄 아는 것이 농업뿐이어서 부모가 하던 농업을 이어받아 생계를 꾸리던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 더 이상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어르신들의 땅을 매수하거나 작업을 대행해줌으로써 대농으로 성장했다. 이처럼 공부를 잘해 도시로 떠나간 친구들보다 훨씬 높은 수익과 생활을 영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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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더 이상 기회가 없다고 판단하거나 힘들어서 기피하던 직업들이 새로운 기회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시야를 넓혀보면 새로운 블루오션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사람들은 여전히 기존 블루오션만 바라보고 있다. 오히려 기존에 블루오션이라고 불리던 직업들은 레드오션으로 변화돼 경쟁만 있고, 정작 입사하고 보면 허울만 좋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구했다는 것을 알게 되는 사람을 많이 보았다. 필자 역시도 경험해 보았다. 치열하게 경쟁해 쟁취한 직장이지만 자신이 원하던 처우보다 미진하고, 일이 많아 개인 여가는 찾아볼 수 없는 괴로운 직장생활에 지쳐버리고 만다.

인기 학과가 아니더라도 입시 경쟁률이 낮은 학과더라도 이제는 실리를 찾는 학과 선택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결정해야 할 때다. 남들이 인정하지 않는 비수도권 대학이지만 비전이 있는 학과라면 수도권에 있는 비전 없는 학과보다 훨씬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는 지금 앞으로 많은 분야에서 기회가 많이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이 가는 길보다는 남들이 가지 않는 자신만의 진로를 찾아보는 데 좀 더 시간을 투자해보기를 바란다.

[김재우 기초역량개발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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