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senior

Home > 뉴스 > 생애설계 칼럼
프린트 이메일 전송 모바일 전송 리스트
[홍기영칼럼] 주택연금 문턱 확 낮춰라
기사입력 2019.03.18 10:00:47
본문 0번째 이미지
초고령화 시대, 평생 일하고 겨우 집 한 채 장만해 물러난 퇴직자가 늘어난다. 재취업을 하려 해도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 힘들다. 자영업에 뛰어들자니 실패가 두렵다. 대부분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 등 3층 연금을 든든히 쌓아두지 못했다. 수입도 없이 기나긴 노후생활을 버티기는 힘들다. 먹고살 길이 막막하다. 그래도 희망이 하나 있다. 소유하는 집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집을 담보로 맡기고 매달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노후생활비 걱정을 덜 수 있다.

주택연금은 2007년 처음 등장했다. 조건이 까다로워 가입 실적이 높지 않다. 2017년 잔액 기준 4만3099가구가 가입했다. 60세 이상 주택을 가진 398만5000가구의 1.08%에 불과하다. 주 가입층은 70~74세며 이용 가구 가운데 6억원 이상 주택 소유 가구 비중은 3%에 그친다. 가입 연령은 점점 낮아진다. 2009년 65세에서 60세로 낮아졌고 올해 50대 중후반으로 가입 가능 연령이 더 낮아질 예정이다. 국민연금을 받기까지 5~10년간 소득이 끊기는 퇴직자에게는 희소식이다.

서울 강남 지역 고가주택 소유 고령자들은 소득이 없어도 주택연금을 신청할 수 없었다. 종합부동산세 부담까지 가중되면 멘붕 상태가 된다. 정부는 가입 주택 가격 제한을 시세 9억원에서 공시가격 9억원으로 조정해 숨통을 틔워주기로 했다. 공시가격이 시가의 60% 수준임을 감안하면 시가 13억원 상당의 주택 보유자도 주택연금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 다만 연금액은 주택가격 9억원이 상한선이다. 주택연금 수령액은 ▲가입 당시 주택가격 ▲연금 산정 이자율 ▲기대수명 등을 종합해 매년 재산정된다. 현재 시가 9억원인 주택을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60세는 178만원, 70세 268만원, 80세 338만원을 각각 매달 받을 수 있다.

집값이 오르든 떨어지든, 시중금리가 상승하든 하락하든 처음 가입할 때 정해진 연금액은 달라지지 않는다. 가입자 부부가 사망한 뒤 주택 처분금액이 연금 지급액보다 많으면 잔여분은 자녀 등 상속인에게 돌아간다. 집값이 떨어져 주택 처분금액이 연금 지급액에 못 미치더라도 가족이 부족분을 낼 필요는 없다. 공공기관인 주택금융공사가 취급하는 사회보장성 상품이기 때문이다. KDI에 따르면 주택연금이 2044년 최대 7조8000억원의 손실을 낼 수도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주택가격 상승률이 2030년 말까지 연평균 마이너스 0.33%에 이를 경우 재정에서 부담할 금액이 8조원에 육박하리라는 전망이다. 또 주택금융공사가 담보주택을 일시에 대거 매각하면 경매가격 하락에 따른 주택시장 충격도 우려된다고 KDI는 내다봤다. 매각 시기의 유연화와 임대로 전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월 연금 지급액이 시가 9억원 기준으로 묶이므로 고가주택 가격이 떨어져도 국가가 손해를 보면서 연금을 지급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노후 복지에 대한 수요가 급증한다. 정부 복지예산은 한정돼 있다. 국민의 재산을 활용하는 주택연금은 노후 복지에 유용한 상품이다. 많은 국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면밀히 개선, 운영해야 할 것이다. 우선 주택연금 수령액을 산정함에 있어 기대수명, 집값, 이자율 등을 정교하게 예측해야 한다. 그리고 주택연금 가입자 보호를 위해 금리마진이 과도하게 책정되지 않도록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전세나 반전세는 물론 보증금을 낀 월세 방식 임대주택도 주택연금 가입을 허용하는 등 경직적인 조건을 완화하고 연금 지급 방식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또한 주택연금을 통해 수령한 연금의 일부로 가입자가 간병보험, 실손보험, 생명보험 등에 가입할 수 있는 복합상품 개발을 활성화해야 한다.

[주간국장·경제학 박사 kyh@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00호 (2019.03.20~2019.03.26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