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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국민연금, 장기목표수익률 문제 먼저 해결해야
기사입력 2018.10.11 08:41:55
제목 : [칼럼]국민연금, 장기목표수익률 문제 먼저 해결해야

-국민연금 연금재정목표와 연금 장기목표수익률 간 연결고리 전혀 없어

-경제상황에 따라 연금 목표 수익률 움직이는 선진국은 한국이 유일

-시대 변하면서 투자방식도 달라져, 과거 고려대상 아니었던 항목도 등장

-연금가입자들에게 문제점 밝히고 목표수익률 구조 새롭게 바꿔야



국민연금의 대차대조표 구조는 소득대체율, 보험료수준, 자산운용수익률의 함수

[박희운 인포스탁데일리 자문위원] 연금의 부채는 현재 연금수령자에게 지급하는 연금보험금(현재의 현금유출)과 미래의 연금수령자에 지급하게 될 연금보험금(미래의 현금유출)의 합으로 결정되고 연금의 자산은 현재가입자가 내는 연금보험료, 현재 운용자산, 그리고 자산운용수익률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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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연금의 장기 목표수익률은 연금의 재정목표가 설정된 다음 그 재정목표에 상응하는 △소득대체율(연금수령액이 생애평균소득과 비례해 얼마나 되는지 보여주는 비율: 현재 40%수준, 1988년 70%, 1998년 60%) △연금가입자가 내는 보험료 수준(보험료율: 현재 연봉의 9%) △주어진 소득대체율과 보험료율 내에서 달성해야 하는 장기 운용목표수익률이 결정되야 한다.

소득대체율을 현재 수준인 40%로 유지한다면 재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제도의 개편을 통해 가능한 변수는 보험료 수준이고 나머지는 목표 운용수익률이 되는데, 정부가 제시한 개편안을 보면, 장기 목표수익률을 어떻게 높이겠다는 언급이 없다.

그저, 연금의 지급시기를 늦춰서 부채를 감소시키고, 보험료 수준을 올리는 방식으로 자산을 증가시켜, 왜곡된 연금구조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지급시기와 보험료 수준을 유지한다는 정책적 선택을 한다면 연금구조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은 운용수익률을 높이는 방법 밖에 없고 운용수익률을 높이면 연금운용수익률의 변동성은 커진다.

◆국민연금, 잘못 설정된 목표수익률(리스크 한도)의 문제

지난 몇 차례의 기고를 위해, 필자가 연금재정목표와 연금의 장기 목표수익률 간의 연결고리를 찾아보려고 노력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아마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지난 10년간 연금은 운용지침을 통해 기금의 장기 운용수익률 목표는 “실질경제성장률+소비자 물가상승률(명목경제성장률)+조정치(α)”이라고 밝히고 있다.

명목경제성장률은 연금의 재정목표와는 아무 연결고리가 없는 수익률 목표가 된다. 즉, 연금의 목표가 우리나라의 경제상황(경제성장율과 금리)에 따라 움직이는 구조이다. 필자가 지금까지 조사한 해외 선진 연기금에서는 그 어디에서도 자국의 경제상황에 따라 연금의 목표 수익률이 움직이는 구조를 가진 국가는 없었다.

그들은 재정목표와 연계해서 달성해야 하는 장기 목표수익률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번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4차재정 추계' 에서는 장기 수익률 가정의 큰 변화를 기대했지만 지난 1~3차 재정추계의 수익률 가정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지난 1~3차의 경우 장기수익률 가정에 회사채 수익률을 사용했으나, 4차에서는 수익률 가정을 산정하는 방식이 '현재의 자산배분비중에 자산 별 목표수익률 가중' 해서 계산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 역시 연금이 그 동안 제시한 명목경제성장률과 같은 수준의 목표이며 연금의 재정목표와는 아무 관계가 없는 수익률 가정이다.

필자는 국민연금과 해외연기금의 수익률 비교하는 그래프를 작성할 때 마다 참담한 심정을 가눌길이 없다. 또 한편으로는 "우리 국민연금이 캐나다 연금처럼 지난 15년간 97%의 수익률을 더 냈다면 지금 제기되고 있는 '더 내고 더 늦게 받기'의 논란이 있었을까?" 하는 생각에 무척 아쉽기도 하다.



그런데도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의 부채 및 자산구조가 왜곡된 주된 이유가 우리 연금가입자들의 평균수명이 과거에 예상했던 것 보다 연장돼서 연금을 더 오랫동안 지급해야 하는 문제 때문이라고 설명 한다.

그 어디에도 과거 연금의 수익률 부진이 연금의 재정목표와 관계가 없는 잘못된 목표수익률 산정에 있었다는 반성도 없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연금의 목표수익률을 연금의 재정목표와 연계하겠다는 언급이 없다.

연금의 장기 목표수익률을 국민연금처럼 연금의 재정목표와 관계없이 자국의 명목경제성장률로 설정하는 것과 소득대체율과 연금보험료율이 정해진 후에 연금의 재정목표와 연계해 달성해야 하는 목표 수익률을 장기 목표 수익률로 설정하는 것에는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아래 그림은 각각 미국의 대표적인 연금인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CalPERS), 캘리포니아주 교직원연금(CalSTRS)과 국민연금의 장기 목표수익률과 미국과 한국의 10년 국채수익률을 나타낸다.


자료: 각 연금의 연간보고서, FRED.

미국의 연금의 경우 목표 수익률이 정해진 재정목표에 따라 달성해야 되는 목표이기 때문에 미국의 경제상황(경제성장률과 금리, 해당 국가의 10년국채를 그 나라의 잠재경제성장률의 예측치로 사용)과 일정하게 유지되고 있다.

특히 2000년의 경우 양 연금이 달성해야 하는 목표 수익률은 8%인데 반해 미 국채 10년의 수익률은 6%대, 목표수익률과 국채수익률의 차이는 2%수준이었다.

따라서, 양 연금은 자산의 많은 부분을 국채에 투자하더라도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 이후 미 국채금리는 지속적으로 하락했지만 이들 연금의 목표수익률은 경제상황과 관계없이 재정목표에 따라 달성해야 하는 목표 수익률이기 때문에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된다.

주목할 부분은 목표수익률과 국채수익률 간의 차이가 5%이상으로 확대되면서 더 이상 채권중심의 투자를 해서는 목표수익률을 달성할 수 없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연금가입자들을 설득해 연금수익률의 변동성한도(리스크 한도)를 더 받아내고, 기존 Income자산(채권)중심의 투자에서 수익률의 변동성은 크지만 장기 기대수익률이 높은 성장자산(주식)과 대체자산(부동산, Private)으로 그 중심을 옮겼다.

즉, 이들은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인 자산배분을 할 수밖에 없는 목표수익률 구조다.


자료: 국민연금, 한국은행

한편, 우리의 국민연금은 연금의 재정목표와 관계없이 한국경제의 명목경제성장률을 연금의 장기 목표수익률로 하는 구조다. 이는 한국경제의 성장률이 하락함에 따라 연금의 목표수익률도 하락하는 형태다.

국민연금의 경우 목표수익률과 국고채 10년 수익률 간의 차이도 2000년 이후 평균 1.7%(미국의 경우 4.2%)이기 때문에, 채권중심, 국내주식중심의 자산배분을 하더라도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국민연금의 자산배분 중 주식비중이 본격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한 시기는 한국의 명목성장률이 5%수준으로 떨어진 2010년 이후, 대체투자가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국고채 수익률이 명목경제성장율을 현격하게 밑돌기 시작한 2014년.)

2000년만 하더라도 국민연금과 미국 연금의 장기 목표수익률은 각각 10%, 8%, 하지만 지금 2018년 국민연금의 목표는 4.6%남짓이고 미국 연금의 목표는 아직도 7%다.

이런 상황인데도, 4차 재정추계에서는 연금의 재정목표와 국민연금의 장기 목표수익률과 연계를 한다는 내용은 없다. 보건복지부가 내 놓은 안은 그저 4%(명목 잠재성장률 수준)대의 연금의 장기수익률 가정을 하고, 2057년에는 연금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니, '더 내고 더 늦게' 받자고 한다.

◆선진 연금들은 재정목표와 연계한 장기 목표수익률 설정

1990년대 중반까지 만하더라도, 각 국의 연금들은 자국의 국채금리가 7-8%대에 있었다. 대부분의 자산을 자국 및 해외채권에 투자하더라도, 연금의 부채 및 자산구조에 큰 왜곡이 없었다.

이런 이유로 각국 연금이 자산배분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던 사항은 운용수익률의 변동성(위험)관리였다. 과거처럼 안정적 수익률과 높은 이자수입을 구가하던 채권중심의 투자시대는 지나갔다. 이제는 자산배분 시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부분은 "수익률과 투자자산의 다변화 및 투자지역의 다변화인 분산투자"로 바뀌었고 기타사항으로 운용비용 등의 과거 특별한 고려대상이 아니었던 항목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자료: “Global Pension Fund”: Best practices in the pension funds investment process, PWC

오늘날 연금가입자의 수명연장, 저 출산으로 인한 미래 연금가입자의 감소. 과거에 비해 현격하게 낮아진 자국금리 등으로 인해 연금의 부채 및 자산구조가 왜곡되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의 국민연금만이 겪는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연금들이 겪는 현상이다.

선진연금들은 어려워진 투자 환경하에서, 가입자들에게 '더 이상 손을 벌리지 않기 위해서'는 가입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리스크의 한도(수익률의 변동성 한도)를 추가로 받고 추가로 주어진 리스크 한도 범위 내에서 최대한 수익률은 높이고 수익률의 변동성은 감소시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물로, 전통자산이 아닌 대체투자, 글로벌 분산투자, 비용을 고려한 투자가 글로벌 연금시장에서 핵심 키워드(Key Word)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과거 잘못에 대한 철저한 자기 반성이 먼저

필자는 세상의 어떤 문제도 그 원인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면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임시방편으로 그 문제가 해결이 된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국민연금의 문제는 과거 한국경제가 고성장하고 국내 금리가 높은 시절 명목경제성장률 정도의 수익률을 달성하면 대충 국민연금의 재정목표를 달성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하는 안일한 생각에, 보험료수준과 연금의 목표운용수익률(리스크)과의 연계가 없는 기형적인 구조에서 발생한 수익률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보건복지부는 과거 잘못된 목표수익률의 문제를 연금가입자들에게 상세히 밝히고 앞으로 이 문제를 어떻게 해소하기 위해 수익률의 변동성 한도(리스크 한도 또는 목표수익률)를 어떻게 늘리고, 주어진 리스크 한도에서 최대한 글로벌 분산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의지를 먼저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금의 부채, 자산구조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 '더 내고, 더 늦게'가 불가피하다고 읍소 하는 것은 과거의 목표수익률 문제를 해소한 뒤가 올바른 순서일 것이다.

박희운 인포스탁데일리 자문위원
전) 삼성자산운용 자산배분전략센터장
전) 삼성자산운용리서치 센터장
전) 과학기술인공제회 투자심사위원
전)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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