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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의 창] 美德으로 연결되는 `사회안전망`
기사입력 2018.09.07 00: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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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5일 필자는 김앤장법률사무소 사회봉사클럽인 `김앤장 프렌즈`와 함께 서울 관악구 하난곡 노인정 할머니들을 모시고 광명동굴에 다녀왔다. 하난곡 노인정은 2013년 5월 `김앤장 프렌즈`가 발족한 후 맨 처음 봉사활동을 다녀온 후 서로 정이 많이 든 곳이다. 한편 광명동굴은 1912년부터 60년 동안 광산이었던 곳으로 폐광이 되자 광명시가 나서서 관광명소로 개발한 동굴이다. 노인정 어르신들과 함께 광명동굴을 관람하고 식사하는 가운데 요즘 노인정에 대한 도움의 손길이 많이 줄었다는 사실을 접하게 되었다.

봉사활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필자는 새삼 `사회안전망`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경제개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50여 년 만에 100달러도 안되던 1인당 국민소득을 3만달러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하였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를 두고 `한강의 기적`이라고까지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과정에서 우리는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소중한 가치를 많이 잃어버렸다. 부모에 대한 효(孝), 형제간의 우애(友愛), 친구 간의 우정(友情), 이웃 간의 상부상조(相扶相助)와 같은 미덕(美德)이 거의 사라져 버린 느낌이다.

그러다 보니 소외계층에 대한 뒷바라지는 거의 국가의 책임이 되고 말았다. 다시 말해서 사회안전망 구축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국민의 세금으로 감당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고 보니 나라 곳간이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최근 발표된 국민연금 개혁 방안에 의하면 국민연금마저 그 고갈 시점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한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요즘 부쩍 화두가 되고 있는 젊은이들의 구직난만 문제가 아니라, 우리 세대의 노후 문제에 대한 걱정 또한 깊어진다.

요즘 들어 늘어만 가는 상가의 `임대문의` 안내 표지를 볼 때마다 가게 주인은 또 얼마를 손해 보고 문을 닫게 되었을까 마음이 아프다. 노후 준비에 조금이라도 보태고자 그동안 저축했던 자금을 털어 가게를 냈던 지인들이 빚만 떠안은 채 소외계층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들의 뒷바라지를 과연 국가 재정만으로 감당해낼 수 있을까?

필자는 2002년 통계청장 시절부터 자신의 노후는 자식에게 기대지 말고 스스로 준비하자고 권장하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노후 준비를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사회안전망 확충은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저출산·고령화 시대를 맞아 국민이 낸 세금만으로 이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때 우리 사회의 미덕인 효, 우애, 우정, 상부상조 같은 가치들을 되살리는 운동이 절실하지 않을까? 그뿐만 아니라 종교·사회단체 등 모두가 나서서 우리 사회의 어려운 이웃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사회안전망의 한 축을 맡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유명한 경제학자인 그레고리 맨큐 하버드대 교수는 본인의 50세 생일인 2008년 2월 3일 `나의 생일 소원 : 자식에게 부담 안 주기(My Birthday Wish : Not Burdening Our Children)`라는 칼럼을 뉴욕타임스에 기고했다. 그는 자신의 100세 생일에 자손들로부터 할아버지 세대는 자기들에게 경제적으로 부담만 안겨준 세대라는 비난을 듣고 싶지 않다는 본인의 생일 소원을 말했다.

요즘 사회안전망 구축을 위해 정부는 복지 관련 예산을 통 크게 확대하고 있다. 2018년 예산도 그랬고 얼마 전 국회에 제출된 내년 예산안도 그렇다. 상식적인 이야기지만, 세출이 세입을 초과하면 적자재정이 되고, 이는 곧 맨큐 교수가 우려했듯이 후손이 갚아야 할 부담이 된다. 앞서 살펴본 잃어버린 가치를 되살리고 나눔을 실천하는 문화를 확산시켜 일반인도 사회안전망 구축의 한 축을 맡을 때 비로소 정부의 부담도 줄어들고 사회도 보다 훈훈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이렇게 함으로써 세계 1위의 자살률 국가라는 불명예도 씻을 수 있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오종남 스크랜턴여성리더십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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