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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50代, 은퇴 대신 `제2의 현역`으로 뛰자
기사입력 2018.03.16 15:54:40 | 최종수정 2018.03.23 16:3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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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동창들과 모이면 화두는 언제나 하나다. 은퇴 후에 뭐 먹고살까.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되나. 얼마 전에도 또래인 50대 친구들과 모인 적이 있다. 오랜만에 밥이나 한 끼 먹으려고 했는데 분위기가 그게 아니다. 은퇴 이후 `제2의 현역`으로 뛰고 있는 친구가 입을 열자 일순간 조용해졌다. 쥐 죽은 듯 그의 경험담을 경청하는 동기들을 보며 느꼈다. 아, 나만 두려운 게 아니었구나.

사회생활을 30년 해본 우리들은 본능적으로 안다. 세상의 룰이 바뀌고 있다는 것을. 4차 산업혁명이 뭔지는 제대로 몰라도, 뭔가 놓치고 있다는 건 안다. 친구들 하나하나를 보면 나름 각 분야에서 30년 콘텐츠와 노하우를 쌓은 이들이다. 문제는 그 핵심 능력을 달라진 트렌드에 맞게 재탄생시키는 게 무지 어렵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조직에서 원하는 것들을 30년 해온 방식으로 주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회사에서 나오는 순간 제로 세팅된다. 내가 가진 능력과 콘텐츠를 어떤 식으로 유통하고, 어떤 방식으로 세일즈해야 될지 막막하다.

미리 준비를 하면 되지 않냐고?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 회사에 있을 때는 회사가 정한 룰에 에너지를 다 빼앗긴다. 50대에 아직도 회사에 남아 있는 사람들을 보면 안쓰럽다. 새벽같이 나가서 밤늦게까지 뛴다. 나이 들수록 불안하니 회사가 정한 룰 이상 일하게 돼 있다. 그렇게 현재를 유지하기 위해 뛰다 보면 미래를 들여다볼 시간이 없다.

은퇴도 싫은데 달라진 세상의 룰도 손에 안 잡힐 때 50대들은 두려움을 느낀다. 그럴 때 제일 많이 하는 말이 이거다. 시골`이나` 가서 농사`나` 지을까봐요. 얼마나 문제를 정면으로 안 쳐다봤으면 그렇게 쉽게 말할까. 생각할수록 골치 아프고, 열정도 예전 같지 않고, `넉넉하진 않지만 먹고는 살 것 같은` 안일함 속에 한순간, 우리는 은퇴라는 곳에 내던져진다. 아이들도 아직 독립을 안 했는데 불확실한 수입에 기대 살기에는 남은 살날이 거의 40년이다.

20대 때는 내 인생을 정면으로 노려봤다. 앞으로의 30년을 어떻게 만들어나갈지 째려보면서 열정적으로 미래를 설계했다. 내 청춘이 너무 소중하니까. 그런데 우리 앞에 또 다른 40년이 기다리고 있다. 어릴 때보다 훨씬 여유 있는 `제2의 청춘`이 왔는데 왜 지금은 정면으로 보지 않나. 어릴 때는 열정 하나밖에 꺼내 쓸 게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이미 이뤄온 것들이 있기 때문에 더 큰 성과를 낼 수도 있다. 은퇴라는 단어를 정면으로 보면 그 말 뒤에 숨은 `제2의 현역`이라는 단어가 보인다. 나는 그렇게 50대의 나를 보는 발상 자체를 바꿔버렸다. `은퇴 후에 뭘 해야 되나`라는 질문 대신 `제2의 현역이 되기 위해서 뭘 해야 하나`라고 묻기 시작한 것이다.

50대들이 불안해하는 진짜 이유는 가슴 깊숙이 `현역`을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있어서다. 더 이상 불안에 머무르지 말고 달라진 세상의 룰을 나와 접목시켜봤으면 좋겠다. 4차 산업혁명이 내 일과 돈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같이 공부해봤으면 좋겠다. 내가 요즘 꽂혀 있는 건 `유튜브`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젊은 애들이 게임하며 노는 데`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사이 엄청난 콘텐츠의 유통 플랫폼으로 바뀌어버렸다. 이제는 직접 강의 현장에 가거나 방송국이 아니어도 내 콘텐츠를 팔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덕분에 나도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재미에 빠졌다. 영상을 혼자 찍어보고 편집도 해보고 구독자들과 소통도 하면서 `두 번째 현역`이 되기 위해 몸부림치는 중이다.

나이 들수록 가만히 있어도 몸이 아프고 힘들다. 그러다 보면 자신감도, 자존감도 저절로 빠져나간다. 그래서 매일 나에게 줘야 할 것이 바로 나는 쓸모 있는 인간, 괜찮은 사람이라는 감정이다. 50대의 품격과 자존감을 위해 제2의 현역으로 다시 뛰자. 50대는 충분히 나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 있는 나이다.



[김미경 김미경TV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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