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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순의 길거리 사회학] 고령사회 진입과 `노년 예찬`의 단상
기사입력 2017.09.05 05: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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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행정안전부는 8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UN이 정한 고령 사회에 공식 진입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예상보다 1년 빠른 것으로 고령 사회 진입에 따른 문제의 심각성을 일깨워주고 있다./더팩트DB

[더팩트 | 임태순 칼럼니스트] 북한의 6차 핵 실험으로 한국, 미국, 일본이 발칵 뒤집힌 가운데 우리나라는 공식적인 고령사회로 들어섰다. 3일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8월 말 주민등록 인구에서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725만7288명이다. 전체 인구(5175만3820명)의 14.02%로, UN(국제연합)이 정의하는 고령사회에 들어선 것이다.UN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7%를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를 넘으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 사회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는 두 번째 단계에 진입했다. 지난 2000년 고령화 사회가 된 지 17년 만이다. 고령사회가 됐다는 것은 국가가 활력을 잃고 늙어간다는 것이니 그리 유쾌한 뉴스는 아니다. 북 핵에 가려져 소홀하게 취급됐지만 우리 사회에 많은 숙제를 안겨주는 사안이다.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상은 속도가 빠르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비생산활동인구인 노인들이 많아지면 사회가 부담할 일이 많은데 이에 대비할 시간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령 사회가 예상과 달리 1년 일찍 도래했고 초고령 사회도 당초(2026년)보다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출산율 저하로 젊은 층 이하 인구가 더디게 늘어나고 의학의 발달과 건강에 대한 관심 등으로 노년층의 수명이 연장된 데 따른 결과다.1970년대 고등학교를 다닌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청춘예찬’을 지금도 기억한다. 사춘기 감성에 어울리는 데다 시험에도 자주 출제됐기 때문이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해도 가슴 설레는 말’이었고 ‘청춘의 피는 끓고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의 기관과 같이 힘 있다. 바로 이것이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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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에는 `청춘예찬`이 아니라 `노년예찬`를 불러야할 정도로 고령사회가 현실로 나타났다./더팩트DB

그렇다. 20세기는 청년의 시대였다. 출산율이 높아 자녀를 많이 갖지 말라고 가족계획을 실시할 정도였다. 인구구조도 젊은 층 인구가 많은 피라미드 형이었다. 그러나 21세기는 노인의 시대다. 저출산에 노인 인구가 늘어 인구구조가 직사각형이기 때문이다. 저출산은 우리나라가 유별나게 높아서 문제이지 아프리카 등 전 세계적인 현상이어서 지구촌이 곧 고령화 사회에 직면하게 된다.일반적으로 노인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나이가 들수록 신체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의 발달은 반드시 일 방향적인 것은 아니다. 잃는 게 있으면 얻는 게 있다고 플러스적 성장과 반대의 감소를 동시에 포함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하면 기는 능력을 상실하고, 말을 배우면 천진난만한 미소가 없어지는 식이다. 노년기 역시 마찬가지다. 순발력, 기억력, 체력 등 표면적인 능력은 떨어지지만 나이를 먹을수록 전체를 조망하는 혜안이나 포용력, 통찰력 등 내면적인 능력이 커진다. 마음먹기에 따라선 또 다른 성장도 가능하다는 이야기다.여기에 더해 건강수명도 부쩍 늘어났다. 만 60세가 되면 환갑잔치가 아니라 생일 케이크로 대신하는 세상이다. 75세 고령자의 건강이 과거 50세에 버금간다는 의학적 소견도 있을 정도다. 노인이 돼도 일을 할 수 있을 만큼 건강이 뒷받침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웨인 데니스의 조사에 따르면 역사상 최대 업적의 35%는 60대에, 23%는 70대에, 6%는 80대에 이루어져 전체의 64%가 노년기에 위업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켈란젤로가 71세에 ‘시스티나 성당’의 벽화를 그렸고, 괴테는 81세에 ‘파우스트’를 썼다. 고려 때 승려 일연도 78세에 은퇴해 삼국유사를 펴냈다. 인생 후반부도 충분히 풍요롭게 성장할 수 있는 계절이라는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굳이 위인이 아니더라도 평범한 사람도 할 일이 많다. 오래 전에 나온 ‘은퇴생활백서’라는 책을 보니 ‘재취업’이나 ‘봉사활동’ ‘여행’ ‘취미활동’ 외에도 여러 가지 일이 나열돼 있다. ‘맨발로 계곡 거닐기’ ‘고향의 역사 기록하기’ ‘다시 아이가 되는 법 배우기’ ‘해변에 앉아 바다 바라보기’ ‘향후 5년간 이루고 싶은 목표를 적은 편지쓰기’ ‘컴퓨터 배우기’ ‘내가 태어난 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아보기’ ‘별 바라보기’ ‘도서관서 옛날 잡지 훑어보며 십대 시절 회상해보기’ ‘법원에서 재미있는 재판구경하기’ ‘황무지 걷기’ ‘오래된 장소들 가보기’ ‘평소보다 두 배 천천히 식사하기’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과 한 달 동안 집을 바꿔 살아보기’ ‘자연의 소리를 듣기 위해 공원에 가서 30분 동안 조용히 앉아 있기’ 등 5쪽 가까이 된다. 이렇게 할 일이 많으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어보기’도 당연히 목록에 포함됐다. 100세 시대에는 청춘예찬이 아니라 노년예찬의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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