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k senior

Home > 뉴스 > 칼럼
프린트 이메일 전송 모바일 전송 리스트
[100세 시대 생애설계] 인생에도 하프타임이 꼭 필요하다.
기사입력 2024.06.28 09:13:01
본문 0번째 이미지


오래전 이야기지만 1990년대에 386세대라는 말이 유행했었다. 30대 나이에 80년대 대학을 다니고 6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을 일컫는 말로 그 당시 보급된 386급 컴퓨터에 빗대어 붙여진 별칭이었다. 특히 80년대는 민주화운동이 시대 정신이었고 소위 386세대가 그 주역을 담당하기도 했다. 그런 386세대가 이제는 586을 넘어 686세대로 변화하고 있다.

최근 386세대, 즉 1960년대생의 특징을 풍자하는 글이 인터넷에서 화제다. “인구수가 가장 많은 세대”, “최빈국에서 태어나 중진국을 거쳐 선진국에서 퇴직하는 세대”, “농부인 아버지와 직업이 다른 첫 세대”, “부모를 부양한 마지막 세대이자 자식의 부양을 받지 못하는 첫 세대” 등이다.

올해는 64년생이 환갑과 정년을 맞이한다. 환갑은 이제 잔치 축에도 끼지 못하는 신세가 되었지만 그래도 정년퇴직은 축하와 감사의 박수를 보낼만하다. 물론 정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일찍 퇴직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래도 모두 수고한 것만은 틀림없다. 그런데 문제는 퇴직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100세 시대라면 아직도 40년이라는 긴 시간이 남아있다.

지구촌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는 축구이다. 4년마다 열리는 월드컵 시즌이면 온 국민이 붉은 악마가 되어 열광의 도가니에 빠진다. 축구 경기는 전후반으로 나누어 45분씩, 총 90분으로 승패를 가른다. 전반전이 끝나면 15분의 하프타임이 주어지는데 휴식하고 제충전하면서 필요하면 선수도 교체하고 작전도 다시 구상하면서 후반전을 맞이한다.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후반전의 경기력이 좌우된다.

우리의 인생도 비슷하다. 평균수명 100세 시대로 접어드는 지금, 5~60세 퇴직은 이제 전반전이 끝난 것에 불과하다. 아직 후반전이 남아있고 또 어떤 사람들은 연장전, 승부차기까지도 갈 수 있다. 전반전을 이기고 있었다면 그 기세를 이어가야 하고 혹 전반전에 부진했다면 잘 추스려서 역전을 노려봐야 한다. 인생에도 하프타임이 꼭 필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인생의 하프타임은 어떻게 보내야 하는 것일까?

하프타임 잘 보내는 방법인 ‘4W’ 원칙을 소개한다.

1. When : 축구경기의 15분을 확보하라

인생의 하프타임을 충분히 확보하기 바란다. 우선은 최장 9개월인 실업급여 수급 기간을 활용하고 각자의 필요에 따라 적정한 기간을 추가하면 되는데, 통상 1년~2년 정도가 가장 바람직하다. 새로운 삶을 설계하고 생활패턴을 바꾸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기간을 정했다면 가장 가까운 가족과 지인들에게 그것을 알리고 공식적으로 인정을 받는 것이 꼭 필요하다.

2. Where : 매일 나갈 곳을 정해두어라

퇴직하고 가장 적응하기 힘든 것이 매일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퇴직 후에는 가야할 곳도 오라는 곳도 특별히 없다. 그래서 인위적으로 갈 만한 곳을 만들 필요가 있다. 가장 손쉬운 곳이 각 지역에 있는 공공도서관과 평생학습기관이다. 그리고 인생2모작을 위한 별도의 기관들도 있다. 그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릴 수도 있고 혼자만의 시간을 즐길 수도 있다. 평소처럼 오전 9시 출근 오후 5시 퇴근의 루틴을 계속하는 것도 좋다. 필자가 근무하는 울산 동구의 사회적경제일자리센터에는 퇴직자분들이 자유롭게 오셔서 노후 생애설계에 필요한 교육과 상담을 받고 자원봉사, 사회공헌활동, 커뮤니티 활동 등에 참여하기도 한다.

3. Who : 이전의 지인보다는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어라

어떤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느냐에 따라 자신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직장동료, 동창 등 이전의 지인들보다는 새로 만나는 사람들에게 더 많은 관심과 시간을 할애하기 바란다. 예전 사람들과 과거를 회고하기 보다는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며 미래를 같이 설계해 가는 것이 더 의미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관심 있는 분야의 교육을 받고 그 교육 수료생들과 동아리 모임을 형성하고 서로 소통하는 것이다. 동아리가 발전하면 공동체가 되고 협동조합도 될 수 있다.

4. What :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을 찾아라

인생1막에서는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되는 일에 집중했다면 인생2막에서는 비로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전념할 수 있는 기회가 온 셈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하고 싶은지를 분명히 알아차려야 한다는 것이다. 생애설계 교육과 상담 등을 통해 개인의 성격과 흥미, 적성을 알아보고 인생2막의 진로를 설계하고 준비해가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

100세 시대, 1~2년은 길지 않다. 잠깐 멈추고 숨도 돌려보자. 신발도 갈아 신고 옷도 바꿔보자. 지금이 적기다. 하프타임을 즐겨보자.

[윤형진 칼럼니스트, 한국생애설계사(CLP), 울산동구 사회적경제일자리센터 상담실장]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