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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급증하는 아파트 증여 …빠를수록 유리? 절세+시세차익 일거양득
기사입력 2018.08.06 09:58:23 | 최종수정 2018.08.06 10:3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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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아파트 증여가 늘고 있다. 사진은 서초구 신반포자이.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에 살고 있는 김정남 씨(가명·69)는 보유하고 있던 대치동 아파트를 자녀와 며느리에게 각각 지분 50%씩 증여했다. 해당 아파트 공시 금액은 10억원으로 자녀 부부가 납부할 증여세는 약 1억6000만원이다. 증여받은 각각 5억원에서 인적공제(자녀는 5000만원, 며느리는 1000만원)를 제하면 과세표준은 각각 4억5000만원과 4억9000만원이다. 20% 세율 구간이니 9000만원과 9800만원을 증여세로 내야 하지만 누진공제 1000만원을 제외하고 자진 납세로 5% 감세를 받으니 세금이 다소 줄었다. 자녀는 7600만원, 며느리는 8360만원을 증여세로 납부했다. 막대한 세금 부담에도 김 씨가 증여를 선택한 이유는 해당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를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다. 김 씨는 “그대로 들고 있자니 세금 폭탄이 염려되고 팔자니 앞으로 시세차익이 아까워 증여를 선택했다”며 “나중에 상속했을 때보다 세금도 아낄 수 있다. 요즘 주변에도 증여를 생각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고 말한다.

보유세 개편과 함께 고소득자부터 중산층까지 서울 아파트 증여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의 아파트 증여는 7940건으로 이미 지난해 총 증여 건수(7408건)를 넘어섰다. 지난해 상반기(3142건)보다 152.7% 증가한 수치다. 2016년과 2017년 서울 아파트 월평균 증여 건수는 564건이었는데 올해는 한 달 평균 1300건 이상 증여가 이뤄지고 있다. 보유세 개편과 함께 앞으로 서울 집값은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월별로 살펴보면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 3월(2187건)과 보유세 인상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6월(1402건)에 증여가 급증했다. 지역별로는 강남구(1407건)와 서초구(1026건)에서 증여가 많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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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증여 급증…왜?

▷서울 아파트 안전자산 믿음

올해 부쩍 아파트 증여가 늘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증여는 상가나 빌딩 등 고가 부동산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수단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공시가격 10억원이 넘는 아파트도 흔하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최근 2~3년간 서울 집값이 크게 오르면서 아파트도 자산가치가 높아졌다”며 “보유세 인상은 부담스럽지만 아직 매도하기는 아깝다고 판단하는 사람들이 아파트 증여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반포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아크로리버파크만 해도 전용 84㎡가 1년간 약 5억원 올랐다”며 “자산가를 중심으로 서울 내 입지 좋은 아파트는 여전히 가격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이 크기 때문에 매도가 아닌 증여를 선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유세 개편안 발표 이후 다주택자나 자산가가 아파트를 그대로 보유하는 것 외에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매도와 주택임대사업자 등록, 증여다. 하지만 다주택자 입장에서 매도는 쉽지 않다. 올해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으로 세금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양도소득세 부담이 높아 파는 것보다 차라리 미리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신방수 세무법인 정상 세무사는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부담이 시세차익의 최대 60% 이상으로 늘었기 때문에 팔아도 실익이 없다”며 “양도소득에 대한 세금 부담이 클수록 증여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임대사업자 등록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강남 주택을 보유한 사람은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을 해도 별다른 실익이 없다. 현행 제도에서 주택임대사업자 등록은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전용 85㎡ 이하인 주택만 임대소득세나 보유세 등을 감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내 어지간한 아파트 가격이 10억원을 훌쩍 넘은 상황에서 공시가격 6억원 이하 아파트를 찾기 쉽지 않다.

결국 강남 다주택자는 증여 외에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다는 점도 증여가 늘어나고 있는 원인으로 분석할 수 있다. 시중은행 한 PB는 “자산가들은 어떻게든 세금을 아끼는 것을 1순위로 삼는다”며 “그동안 증여에 관심이 없었던 고소득 직장인, 중산층까지 아파트 증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증여 어떻게 하나

▷분양권은 공동명의가 유리

증여도 여러 방법이 있다. 일반적으로 부부간 증여(공동명의)는 10년 동안 최대 6억원까지 공제 대상이 된다. 자녀 증여(5000만원)와 비교해 공제금액이 크다. 공동명의로 전환하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도 줄어든다. 종부세는 가구가 아니라 개인별로 과세하기 때문이다. 부부 각자 공시가격 6억원까지 종부세가 과세되지 않기 때문에 종부세 납부 대상인 주택은 공동명의가 유리하다.

특히 분양권이나 신규 매수 주택은 공동명의가 절세 방안이 될 수 있다. 올해 상반기 분양했던 디에이치자이개포(개포주공 8단지) 청약 당첨자 중 상당수(739명)는 분양권을 공동명의로 바꾸기 위해 배우자에게 증여했다. 분양가격이 약 14억원(전용 84㎡ 기준)인 이 단지를 보유한 당첨자가 단독명의 상태에서 2년 거주 후 매도하면 약 1억원가량 양도세를 납부한다(취득세 등 필요 경비 제외). 부부 공동명의로 바꾼 상태에서 매도하면 양도세를 2000만원 이상 아낄 수 있다. 종부세뿐 아니라 양도세 측면에서도 공동명의가 이득이다.

신방수 세무사는 “분양권 계약 후 중도금 납부 전 증여하면 계약금에 대해서만 증여세를 납부하면 되기 때문에 증여세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며 “각자 잔금을 낼 수 있을 만큼 자금 여력이 있고 자금 출처 소명이 가능하다면 명의 전환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기존에 보유 중인 아파트를 공동명의로 전환하는 것은 잘 따져봐야 한다. 취득세를 납부해야 하고 증여세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공동명의 전환일로부터 장기보유 특별공제 기간을 다시 산정하므로 단기간 내 집을 팔 경우에는 양도차익에 대한 세액 감면 혜택이 줄 수도 있다.

빚을 함께 증여함으로써 절세하는 방법도 있다. 세무 용어로 ‘부담부증여’라고 한다. 부담부증여란 전체 재산가액에서 채무(보증금이나 대출)를 제외한 부분만 계산해 증여세로 산정하는 방법이다. 대신 증여를 한 사람은 채무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부담해야 한다. 은행 대출이나 아파트 전세금, 상가 보증금은 모두 부채가 되기 때문에 보통 부담부증여를 활용하면 증여세가 적게 나온다.

공시지가 10억원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B씨가 있다. 아파트는 전세 보증금 3억원이 걸려 있으며 B씨는 아파트를 담보로 2억원의 은행 대출을 받은 뒤 부담부증여로 아들에게 물려줬다. 2억원은 B씨 생활자금으로 사용하면서 아들에게 아파트를 물려줬다. 아들은 총 세금을 얼마나 냈을까.

전세 보증금과 대출을 제외한 금액은 5억원. 인적공제 5000만원을 제하고 4억5000만원에서 20% 구간이니 내야 할 세금은 9000만원. 1000만원 누진공제를 빼고 자진 납세 5% 감세를 적용하면 7600만원이 증여세다. 여기에 5억원에 대한 양도소득세와 취득세를 약 7000만원가량 납부했다. 총 납부한 세금은 1억4500만원. 만약 부담부증여를 활용하지 않았다면 증여세는 약 2억원이 됐을 터다. 부담부증여를 통해 B씨 가족은 약 5000만원 이상 세금을 절약할 수 있었다.

물론 부담부증여가 항상 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양도소득세가 얼마가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취득가액에 따라 부담부증여를 할지 일반증여를 할지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 채무 상환 능력이 없는 자녀에게 부담부로 증여하는 것도 현명하지 않다. 아들에게 상환 능력이 있는지 등을 세무당국이 항상 사후관리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단순히 증여세를 아낄 요량으로 부담부증여를 한 후 증여자가 빚을 갚아주거나 거짓 채무임이 드러나면 오히려 막대한 과징금을 물 수 있다.

“부담부증여를 할 땐 증여 부동산 양도차익을 고려해야 한다. 아파트는 1가구 1주택 비과세 대상에 포함되는지 살펴보는 작업도 필요하다. 부담부증여는 다소 복잡하기 때문에 가급적 전문가와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이 낫다.” 김종택 세무법인 라온 대표세무사의 조언이다.

[강승태 기자 kangst@mk.co.kr / 사진 : 윤관식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969호 (2018.08.01~08.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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