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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투자, 예금 대신 주식"…日 2040세대 인식도 달라졌다
적극적인 퇴직연금 교육, 매달 수익률 공개해 자극…`저축 올인` 일본도 바꿔놔
수익률 높여 인플레 대비…공격적인 투자로 눈돌려
노후위해 1억원 준비 30대 6년새 두배이상 크게 늘어
기사입력 2017.07.10 17:44:33 | 최종수정 2017.07.11 10:51:26
◆ 퇴직연금, 선진국서 답을 찾다 (下) / 일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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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우 퇴직연금 1년 수익률이 2~3%대로 저조하다는 점은 국내와 별반 다르지 않지만, 이를 타개하려는 국가적인 노력이 한국보다 일본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일본의 대규모 복합 문화 상업지역인 도쿄 롯폰기힐스의 모리타워. [도쿄 = 고민서 기자]

일본 도쿄에 사는 30대 직장인 고바야시 씨는 2년 전만 하더라도 퇴직연금 자산의 대부분을 은행에 묵혀뒀다. 그러나 근무 중인 물류기업 니치레이가 제공한 퇴직연금 교육에 참석한 이후로는 생각이 확 바뀌면서 지금은 연금자산의 70%가량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 그는 "디플레이션이 영원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연간 1~2% 남짓한 수익률로는 노후를 대비할 수 없다는 점에 공감했다"며 "물론 원금 손실 불안감이 있지만, 장기 투자 관점에선 오히려 위험이 분산된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고바야시 씨의 퇴직연금 수익률은 약 6%다. 일본 대형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간 0.01% 수준에 불과하다.

`현금 보유·부동산 투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일본 근로자들의 투자행태가 `위험자산 투자`로 차츰 변해가고 있다. 일본이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를 통해 적극적으로 경기 부양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일본 경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회복하면서다. 그동안 장기 디플레이션에 익숙했던 일본 근로자들은 연금 투자 수익을 내지 않아도 될 만큼 노후를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제는 인플레이션을 대비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고 2~3% 남짓한 퇴직연금 수익률로는 향후 각종 수수료와 물가상승 속도를 감안할 때 사실상 마이너스가 될 게 뻔하다는 인식이 우세해졌다.

노지리 사토시 일본 피델리티 퇴직·투자교육연구소장은 "지금까지는 일본이 장기 디플레이션에 빠져 정부에서 지급하는 연금과 현금성 자산(저축)으로 어느 정도 노후 대비가 가능했지만 60대 이상의 노년층에 한정된 얘기"라고 지적했다. 실제 피델리티 퇴직·투자교육연구소가 2010년부터 해마다 근로자 1만여 명을 대상으로 퇴직 후 생활자금 준비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일단 일본의 퇴직준비액(퇴직 후에 필요로 하는 공적연금 이외의 자금총액) 평균치는 2010년 515만6000엔에서 2016년 760만1000엔으로 늘었다. 퇴직준비액을 1000만엔 이상으로 늘린 경우는 2010년 13.3%에서 지난해 20.0%로 6%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그만큼 노후 대비를 위해 퇴직연금 자산을 축적하려는 일본 근로자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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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통상 퇴직연금 준비 무관심층으로 분류되는 젊은 층의 변화다. 30대 근로자의 경우 노후에 대비하기 위해 준비 중인 자금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비중이 2010년 51.3%에서 41.2%로 10%포인트나 줄었다. 반면 노후를 대비하고자 1000만엔 이상을 준비 중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8.1%에서 18.7%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50대가 23.8%에서 28.7%로 소폭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20대의 경우 퇴직연금 준비가 전혀 안 된 비중이 2010년 57.5%에서 지난해 52.4%로 줄었고, 1000만엔 이상 준비 중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같은 기간 7.6%에서 11.8%로 늘었다.

여기엔 `저축`에서 `투자`로의 인식 전환을 도모하기 위해 일본 정부 차원에서 근로자에 대한 퇴직연금 교육을 강화했던 점이 큰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우수사업장인 니치레이의 오노 마고토 인사기획그룹 팀장은 "니치레이는 연령대가 낮은 근로자 층일수록 위험자산에 장기 투자할 것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있다"면서 "그 결과 저축성보험과 예금 비중이 줄어들고 투자신탁이 늘어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니치레이에선 해마다 정기적으로 퇴직연금 교육을 실시 중인데 DC형 연금자산 가운데 저축성보험 및 예금 등 안전자산 투자 비중이 1년 새 33%에서 25%로 감소했다. 여기엔 매달 직원들의 연금수익률 순위를 공개해 투자 무관심층의 관심을 유도했던 전략이 유효했다는 진단이다.

일본 금융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일본의 퇴직연금 자산은 예금(36.5%)과 저축성보험(18.8%) 등 안전자산 투자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연금자산의 90% 이상을 예금 등 안전자산에 `몰빵` 투자하는 국내 퇴직연금시장 분위기와는 달리 일본은 그나마 국내외 주식형펀드(19.4%), 주식혼합형펀드(13.8%) 등으로 투자 대상이 다양화되어 있다.

[도쿄 =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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