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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vs 10%…한국 퇴직연금의 굴욕
연금자산 90% 예금에 `몰빵`…주식투자 비중은 2%에 불과
상반기 코스피 18% 올랐지만 1년 수익률 예금금리수준 그쳐
기사입력 2017.07.05 18:03:59 | 최종수정 2017.07.06 10:31:47
◆ 퇴직연금, 선진국서 답을 찾다 (上) / 호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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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 직장인 김 모씨는 최근 퇴직연금 계좌 수익률을 확인하고 크게 실망했다. 올해 상반기 코스피는 18% 올라 전 세계 주요국 가운데 가장 상승률이 높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퇴직연금은 1년 수익률이 고작 2% 남짓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5년 전 입사 직후 가입한 퇴직연금에 대해 당시 제대로 설명을 듣지 못했다"면서 "알고 보니 부었던 돈 대부분이 은행 예금에 들어가 있었다"고 토로했다.

5일 금융감독원과 4대 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국내 퇴직연금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7%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 국내 주식이 10.7% 상승했지만 퇴직연금에서 차지하는 주식투자 비중을 감안하면 올해 6월 말 기준 과거 1년 수익률도 고작 2%에 불과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작년 말 기준 약 600만명이 가입한 국내 퇴직연금 총적립금은 147조원에 달하는데 주식투자 규모는 3조원이 채 안 된다. 주식투자 비중은 약 2%에 불과한 셈이다. 반면 퇴직연금 적립금의 90%에 가까운 130조원이 은행 예금과 같은 저금리 안전자산에만 쏠려 있다. 퇴직연금이 아니라 `퇴직예금`이란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연금 선진국인 호주나 미국은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 두 나라는 지난해 퇴직연금 수익률이 나란히 10%를 넘어섰다. 호주는 5월 말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이 10.3%, 미국은 4월 말 기준 최근 1년 수익률이 13.4%에 달한다. 한국의 퇴직연금 평균 수익률 2%와 비교하면 5~6배나 높은 수치다.

이런 성과 차이는 주식과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을 대상으로 한 투자에서 비롯된다. 호주의 퇴직연금인 `슈퍼애뉴에이션`은 주식에 50%, 부동산·인프라 등 대체투자에 15%를 투자한다.

미국의 퇴직연금 `401K`의 경우 주식투자 비중이 연령대별로 적게는 56%(60대)에서 많게는 78%(20대)에 달한다. 존 베일리 호주 빅토리아주정부 연금담당 국장은 "퇴직연금은 장기투자 자산이므로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 굴리는 게 맞는다"면서 "투자기간을 길게 봤을 때 채권보다는 주식 투자를 통해 연평균 3%포인트 정도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른바 `100세 시대`라고 불리는 인구 고령화를 맞아 연금을 활용한 국민 노후 준비가 다른 어느 정책보다도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국민연금의 고갈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빠른 속도로 규모가 커지고 있는 퇴직연금 자산을 적극적으로 굴려야 한다는 주문이다.

[시드니 = 최재원 기자 / 뉴욕 = 김효혜 기자 / 도쿄 =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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