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심하게 앓을 위험이 50대 이상 중년부터 급격히 증가한다는 보고서가 공개됐다.

영국 런던임피리얼칼리지 소속 닐 퍼거슨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중국 본토 감염자(진단검사 확진자와 의료기관 진단 환자) 7만117명과 중국 우한에서 철수한 후 확진 판정을 받은 689명을 대상으로 중증으로 악화하는 정도를 분석한 결과 그같이 나타났다고 학술지 '랜싯 감염병'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0일(런던 현지시간)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진자의 사망률, 즉 치명률은 1.38%로 분석됐다.

치명률은 환자의 나이가 많아질수록 가파르게 증가, 크게는 수천배에 이르는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10세 미만의 치명률은 0.0016%로 미미했지만, 80대 이상에서는 7.8%로 치솟았다.

10∼19세 감염자 가운데 입원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중증으로 악화한 비율은 0.04%에 불과한 데 비해 80대 이상에서는 이 비율이 18%가 넘었다.

입원 치료 비율이 20대까지는 1%대 이하로 미미하다가 40대에서 4.25% 수준으로 급증했고, 50대는 8%를 웃돌았다.

코로나19에 걸려도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중증으로 악화되는 환자는 대부분 노인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으나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회활동이 왕성한 50대부터 중증화 위험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파악됐다.

논문의 교신저자인 런던임피리얼칼리지 아즈라 가니 교수는 "이번 연구는 50대 이상 감염자는 그 아래 연령대보다 입원 비율이 훨씬 높을 것이고, 자연히 사망률도 훨씬 높을 것이라는 결과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환자가 얼마나 중증으로 악화하는지는 대규모 심층 분석한 첫 논문이라고 가디언은 평가했다.

현재 각국의 진단검사 전략이 다르고, 한 나라에서도 상황에 따라 빠르게 변경되는 상황이어서 코로나19의 확산 정도와 치명률은 연구 주체에 따라 차이를 보인다.

증세가 가볍거나 아예 없는 감염자는 진단검사를 아예 받지 않으므로 감염자로 파악되지 않는 탓이다.

최근 여러 연구에서 미확인 감염자를 포함한 전체 치명률은 0.66%로 추정됐다.

초기에 알려진 치명률보다 훨씬 낮다고는 해도 여전히 2009년 '신종플루'(H1N1)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때의 0.02%보다 30배 이상 높다.

연구진은 전 세계 인구의 50∼80%가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고 예측하면서, 현재의 중증화 추세를 적용한다면 코로나19 입원환자수는 아무리 의료체계가 발전된 국가라 하더라도 감당하기 벅찬 수준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미국 미네소타대학 연구진은 엑스선 결정구조분석법(X-ray Crystallography)을 활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인간 세포를 감염시키는 원리를 보여주는 3차원 구조 지도를 완성,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코로나19 표면에 돌출한 돌기가 인체 세포의 ACE-2 수용체와 결합하는 능력이 2002년 유행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코로나바이러스의 돌기보다 매우 강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사스 코로나바이러스보다 훨씬 적은 양으로도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연합뉴스]Copyrights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금지